미국 측이 6·12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의 후속조치로 '신속한 비핵화'를 위한 속도전에 나선 가운데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포스트 싱가포르' 국면에 재등판했다.
볼턴 보좌관은 20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길게 늘어지고 지연되는 회담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북한도 빨리 움직이길 원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의 '행동'을 압박하면서 폐기 대상으로 핵·미사일에 더해 생화학무기까지 재차 거론했다.
지난달 볼턴 보좌관과 리비아모델을 지목해 대미공세를 퍼부었던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 발표 파동 이후 공개적 발언을 자제해오던 볼턴 보좌관이 다시 목소리를 낸 것은 약 한 달 만이다.
그는 지난 1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백악관 예방 당시 배석 대상에서 '배제'되는 등 북미정상회담 정국에서 한때 입지 위축설에 휩싸이다 미북정상회담에서는 확대회담 및 오찬에 배석한 바 있다.
당시 북측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김 위원장과 볼턴 보좌관이 환하게 웃으며 악수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아직 북한 측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협상 카운터파트 등에 대한 답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담 일정이 다소 유동적인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볼턴 보좌관의 강경 발언은 북한 측과 직접 협상을 총괄해야 하는 폼페이오 장관의 메시지와는 온도 차가 거리가 있다.
폼페이오 장관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목표 불변을 강조하며 북한의 성의 있는 후속조치를 촉구하고 있지만, 그는 동시에 정전협정의 전환과 경제발전에 터 잡은 '밝은 미래' 등 비핵화 포기 시 주어질 수 있는 보상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언급해왔다.
볼턴 보좌관이 현 국면에서 마이웨이에 나서며 균열을 초래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할 수도 있지만, '당근과 채찍' 전략을 통해 협상 주도권을 높이려고 폼페이오와 역할 분담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북미정상회담 직전 폼페이오 장관은 대북 노선을 둘러싼 볼턴 보좌관과의 갈등설에 대해 "근거 없는 소설, 완전히 우스운 얘기(joke)"라고 일축하면서도 "물론 우리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며 각자 자신의 견해를 표현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우리가 각자의 견해를 제시하길 바란다"며 견해차를 인정한 바 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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