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국내 노동시장 보호를 위해 외국 인력 유입을 제한하면서 해외 전문직 종사자에게 주는 'H-1B' 비자 발급 승인율이 3년 새 뚝 떨어졌다며 로이터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H-1B는 주로 기술과 의료, 교육 분야에서 일하기 위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학사 학위 이상의 외국인에게 발급하는 비자입니다.
비자 심사기관인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에 따르면 2015회계연도(2015 H-1B 비자 승인율은 96%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85%로 뚝 떨어졌습니다.
H-1B 비자 발급을 거절한 건수도 크게 늘어 2018회계연도의 거절 건수는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6만1천 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올해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2019회계연도 1분기 H-1B 발급 거절 건수는 2만5천 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50%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미국 정부가 H-1B 비자 신청 시 요구하는 자료 역시 늘어났습니다.
이른바 'RFE'(Request for Evidence)로 알려진 증거 자료 요구를 받으면 해외 인력을 고용하려는 사용주와 기업의 변호사들은 기존보다 더 많은 비자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합니다.
지난해 H-1B 비자 신청 가운데 정부가 RFE를 요구한 건 15만 건으로, 전년 8만6천 건보다 75% 증가했습니다.
이 같은 추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미국인 고용을 우선시하면서 두드러졌다고 통신은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인 2016년 이민 제한 캠페인을 벌이고, 임기 초기 USCIS를 총괄하는 국토안보부에 H-1B 비자 정책을 강화하라는 행정 명령을 내린 바 있습니다.
제시카 콜린스 USCIS 대변인은 "USCIS는 미국의 노동자를 보호하고, 자격 미달(frivolous)의 비자 신청을 줄이는 한편, 비자 신청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일련의 개혁을 진행해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민 관련 변호사들은 USCIS가 합법적인 비자 신청을 거절하고
이에 따라 몇몇 회사는 USCIS를 상대로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미네소타 소재 업체 '엔트그리 프로페셔널 솔루션스'는 USCIS가 자사 직원의 H-1B 비자 신청을 거부했다며 지난해 12월 소송을 냈고, 결국 USCIS는 이달 해당 직원의 비자를 발급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