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 정상이 6·30 '판문점 회동'에서 비핵화 협상 재개에 합의한 가운데 양국이 다음달 초 방콕에서 고위급회담을 개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달 중순 예정된 실무협상에서 성과를 내고 이를 바탕으로 곧바로 고위급회담이 열린다면 비핵화 협상이 한층 탄력을 받으면서 차기 북미정상회담도 가시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옵니다.
오늘(3일) 외교가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8월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동반 참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ARF 외교장관회의는 북한과 미국이 함께 가입해있는 유일한 장관급 회의체로, 미국은 물론 북한도 매년 참석해왔습니다.
두 장관은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직후였던 작년 ARF 회의에도 동반 참석했지만, 잠깐 악수하고 담소를 나눴을 뿐 공식적인 만남은 없었습니다.
당시엔 리용호 외무상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한발 비켜나 있었기 때문으로, 올해는 사정이 다릅니다.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폼페이오 장관의 북측 상대가 통일전선부를 담당했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에서 리용호 외무상으로 교체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폼페이오 장관과 리용호 외무상은 6·30 판문점 회동 당시 두 정상의 단독 회담에 나란히 배석했으며, 폼페이오 장관은 이후 "우리의 카운터파트로 외무성을 상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외교 소식통은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는 리용호 외무상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ARF를 계기로 만난다면 고위급회담 성격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미 고위급회담의 개최 및 성과 여부는 이에 앞서 열릴 북미 실무협상 결과에 따라 상당히 좌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무협상에서 이견 조율에 성과를 도출한 뒤에 고위급회담이 열린다면 협상 분위기는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고위급회담에서 차기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까지 이뤄질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실무협상에서 특별한 진전이 이뤄지지 못한다면 고위급회담 분위기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 경우라도 고위급회담을 통해 다시 한번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습니다.
한편 미국의 실무협상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북미 고위급회담 성사 가능성이 커지면서 ARF 회의에 맞춰 방콕으로 건너올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직 누군지 확인되지 않은 북한의 실무협상 대표도 방콕에 온다면 이곳에서도 실무협상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일
한국의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방콕 출장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한미 수석대표협의는 물론이며 북측에서 대표가 온다면 지난 1월 스웨덴에서처럼 남북미 회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