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산업성이 4일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 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방식으로 사실상의 금수조치를 발동한 가운데 이번 조치로 가장 혜택을 보는 것은 중국일 것이라는 일본 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도쿄신문은 4일 '한일기업이 함께 망할 우려가 있다'는 기사에서 "일본과 한국은 부품과 제품을 서로 공급하는 밀접한 경제 관계를 맺고 있다"며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일본 기업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 정부가 이날부터 1차로 수출규제를 가하기 시작한 3개 품목은 유기EL 디스플레이 패널 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소재인 포토 리지스트(감광제)와 에칭가스(고순도불화수소·세정제)다.
이 신문은 이들 품목은 일본 업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70~90%에 달해 한국의 수요 업체들이 단기간에 다른 공급처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업계가 원료를 제대로 조달받지 못해 생산에 차질을 보게 되면 일본 기업도 광범위하게 악영향을 받게 된다고 전했다.
한국 반도체 생산이 줄면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 품목으로 지정한 3개 품목 외에 일본 업체가 제조하는 유리기판 같은 반도체 제조용 다른 소재의 수출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신문은 특히 한국 반도체 산업의 설비 투자가 위축되면 일본 기업이 강한 경쟁
와세다(早稻田)대 경영대학원의 오시나이 아쓰시 교수는 "한일 기업이 함께 무너져 국제경쟁력이 떨어지면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이 성장할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은 서로 물어뜯으며 싸울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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