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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좌)과 미국 교도소에서 수감 중인 멕시코 희대의 마약 카르텔 두목 `엘 차포`(El Chapo·본명 호아킨 구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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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두라스 대통령 대통령 동생인 후안 토니 에르난데스가 `미약밀매·불법무기소지`혐의로 재판 받는 뉴욕 맨하탄 연방법원. [게티이미지뱅크·로이터 = 연합뉴스] |
한편 3일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수도 테구시갈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 연방 검찰 주장에 대해 "100%거짓이고 웃기는 얘기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동화보다 더 믿을 수 없는 얘기"라고 부인했다. 이어 "마약 카르텔과 그들에게 매수된 경찰이 나와 동생에게 복수하려도 꾸며낸 일들"이라면서 "법 위에 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는 동생 일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엘 차포 측 변호사인 제프리 리치먼은 "에르난데스 대통령이 직접 엘차포에게 뇌물을 받았다는 증언이 없어도 대통령을 둘러싼 정부 관계자와 정치인들의 지지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면서 "썩은 정치인들이 대통령을 등에 업은 대통령 동생을 매개로 코카인 밀매를 도와 가장 더러운 돈을 주고 받았다"고 반박했다.
미국 연방 검찰은 에르난데스 동생과 또 다른 마약상을 통해 마련된 불법 자금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지역 정치인들에게 뇌물을 주는 용도로 흘러들어갔으며 온두라스 내 최고위 권력층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달 전 검찰은 "대통령 동생이 2004~2016년 동안 콜롬비아 마약상과 손잡고 14만 킬로그램(kg)에 달하는 코카인을 미국으로 불법 반입·유통했다"면서 밀수 혐의와 더불어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기소한바 있다.
당시 미국 검찰은 에르난데스 대통령을 피의자로 기소하지 않았지만 대신 기소장에 "동생 뿐 아니라 대통령도 2013년 당시 대선 선거 자금을 대기 위해 150만 달러(약 18억 2200만원) 규모 코카인 등 마약 밀수에 공모한 정황이 있다"고 적시했고,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두라스 내에서 대통령 퇴진 시위가 더 확산됐다. 하지만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나는 절대 마약 밀매에 연루되지 않았다"면서 "나는 미국 정부와 다른 동맹국들과 손잡고 마약 밀수를 뿌리뽑기 위해 전례없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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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 미국 뉴욕에서 열린 UN총회에서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 대통령(좌)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온두라스가 미국 이주·망명 신청자를 더 많이 온두라스 내에서 수용한다`는 내용의 이주민 정책 협약에 서명 후 엄지를 척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출처 = 온두라스 대통령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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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두라스 시민들이 수도 테구시갈파에서 "마약상 독재자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JOH)는 물러가라"는 펫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
지난 2009년 6월 일어난 군사 쿠데타를 결정적인 계기로 온두라스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로 전락했다. '폭력과 살인의 온상'이라는 악명을 떨치는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중에서도 온두라스의 인구 1만명당 살인율은 4번째로 높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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