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6월 말 일본 오사카 G20(주요20국) 정상회의에서 만났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로이터 = 연합뉴스]
칠레 측의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개최 취소에도 불구하고 미·중 1단계 합의는 내달 제3국에서 서명이 이뤄질 수 있다는 낙관론이 나왔다. 중국 상무부는 31일(현지시간) 성명서를 내고 "오는 11월 1일 미·중 양 측이 통화할 것"이라면서 "무역협상은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16~17일 열리는 APEC 정상회의 때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나 무역 1단계 합의문에 서명할 것이라고 했는데, 30일 칠레가 APEC 행사를 취소한 여파로 15개월을 끌어온 미·중 무역전쟁이 또다시 시간을 끌게 된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나왔었다.
↑ 31일(현지시간) 주광야오 중국 내각 고문은 "칠레 APEC 취소에도 불구하고 미·중 외교 채널을 가동해 11월에 합의문을 체결할 수 있다"는 낙관론을 밝혔다. [로이터 = 연합뉴스]
3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중관계포럼에 참석한 주광야오(Zhu Guangyao) 중국 내각 고문은 "칠레 APEC 취소에도 불구하고 미·중 외교 채널을 가동해 11월에 합의문을 체결할 수 있다"는 낙관론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주 고문은 중국 재무부 부장관 임기 마치던 2018년 당시 미·중 무역협상팀 구성원으로 활동했다.
이날 미·중관계 포럼을 주최한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의 웨이지앙구오(Wei Jianguo) 부회장도 "미·중 양국 정상은 당사국인 미국이나 중국 혹은 싱가포르같은 제3국에서 합의문에 서명할 수도 있다"면서 "만남 장소가 반드시 칠레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는 중국 관영 연구소다.
그간 미국 측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매파'로 통하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정책국장도 낙관론을 내비쳐왔다. 지난 24일 나바로 국장은 "우리는 현재 1단계 합의 상태에 있다"면서 "중국과의 최종 무역합의가 새해 이뤄질 듯하며 그 결과는 다음달 중순 칠레에서 있을 (1단계)합의에 달려 있다"고 한 바 있다.
물론 그간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행사 참석차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미·중 협상은 1년이 목표이지만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 연합뉴스]
지적재산권 보호나 금융시장 개방 등 다른 이슈 외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500억 달러어치 미국 농산물을 수입하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 중국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사들이면 수급논리 상 시장이 제대로 소화할 수 없어 곤란하다"는 부정적 반응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행사 참석차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미·중 협상은 1년이 목표이지만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면서 중국의 농산물 수입에 대해 "미국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중국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수준을 바탕으로 바텀업(b
ottom-up·상향식) 방식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협정을 체결하더라도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 규모를 연간 400억~500억달러(약 46조6000억~58조2000억원)로 늘리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 보도했다.
[김인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