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그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AFP = 연합뉴스] |
통화 당시는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던 시기였지만, 줄리아니 전 시장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자원 부국 베네수엘라의 국영기업 등 기업활동 기회를 열어주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7년 취임 직후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UN)연설과 각종 유세 자리 등에서 공공연히 마두로 정권을 향해 "황혼기에 접어든 부패하고 무능한 공산주의 정권이며 곧 망할 것"이라는 악담을 서슴지 않아왔다는 점에서 트럼프 정부의 공식 입장과 전혀 다른 셈이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후 백악관 입성을 앞둔 지난 2016년 말 미국 국무부 장관 후보자로까지 거론됐던 인물이다. 뉴욕 시장 출신이자 핵심 부서 장관 후보자로 거론됐지만, 줄리아니는 정부의 외교정책을 혼란에 빠트리는 대표적인 트럼프 측근으로 지목돼왔다.
줄리아니 전 시장과 마두로 대통령 간의 구체적인 통화 내역이 알려지지는 않았다. WP는 29일 보도를 통해 "당시 마두로 대통령과 비밀 통화를 한 미국 측 인사는 줄리아니 전 시장과 피트 세션스 당시 연방하원의원(공화당·텍사스)이었다"면서 "이들은 개인적인 이해관계를 위해 마두로와 접선한 것"이라고 전했다. 당시 통화는 당사자들 외에 세션스 의원 측 매트 매코위악 의원실 대변인이 참관했고, 당시 세션스 의원은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찾아 마두로 대통령을 만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코위악씨는 WP인터뷰에서 "마두로는 미국과 협상에 의지를 보이며 대화 제안을 수락했다"면서 "베네수엘라 정국 해법에 대해 미국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 의견 불일치가 있을 수는 있지만, 세션스 의원은 국무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었다"고도 밝혔다.
↑ 서로 각 세워온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소속 정당인 공화당을 의식해 마두로 정권을 '곧 망할 공산주의 정권'이라고 비난했지만 물밑에서는 그의 개인 변호사인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마두로 대통령과 '대화·협상 모드'를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 |
WP는 줄리아니 전 시장에 대해 트럼프 정부의 외교정책을 혼란에 빠트리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줄리아니 전 시장은 자신이 대통령 개인 변호사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인 사업을 했다. 당시 줄리아니 전 시장은 미국 정부가 제재한 베네수엘라 국영석유사 PDVSA 임원인 알레한드로 베탄쿠르 로페즈씨를 만난 후 그를 고객으로 삼아 로페즈씨가 얽힌 12억 달러 규모 자금세탁 사건에서 검찰이 로페즈씨를 불기소 하도록 힘썼다고 지난 달 WP가 보도한 바 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에 이르게 한 '우크라이나 스캔들' 핵심인물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이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군사 원조 중단 등을 들먹이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 관련 의혹을 조사하라는 권한남용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말한다.
줄리아니는 뉴욕시장에서 퇴임한 후 컨설팅회사를 차렸고 전세계를 돌며 이란의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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