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이라크 내 미군 주둔 기지 공격을 수시간 전에 인지한 미국이 병력을 미리 벙커에 대피시켰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현지시간으로 오늘(8일) 보도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공격이 미군 살상이 아닌 '체면세우기' 용이라고 판단해 공격 수시간 만에 전쟁이 아닌 긴장 완화의 길로 가겠다고 결론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WP에 따르면 백악관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어제(7일) 오전부터 이란이 군부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살해에 대한 보복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보고 이에 대비하고 있었으며, 오후 들어 이라크 내 미군 시설을 노리고 있음을 파악했습니다.
이란의 실제 공격이 미국 동부시간으로 어제(7일) 오후 5시를 넘어 감행됐음을 고려하면 일찌감치 공격 징후를 알아낸 셈입니다.
미군은 이란의 공격 개시 전에 이미 이라크 주둔 미군들에게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벙커 안에 머무르라고 지시했습니다. 공격을 받은 아인 알아사드 공군 기지의 일부 부대는 아예 기지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후 4시쯤 미 당국자들은 기자들에게 이란의 공격 가능성을 알렸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저녁에 예정한 인터뷰를 취소했습니다.
실제로 이란의 공격이 발생하자 미군은 피해 평가에 들어갔고, 오후 7시30분쯤 미군 사망자가 없음을 확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습니다.
'미군 사상자 제로(0)'는 이란이 자국 내에서 체면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미국의 확신을 더 강하게 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오후 7시쯤 백악관에 도착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시간쯤 지나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제임스 인호프 상원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인 사망자가 없고 이란과 협상의 길이 열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밤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전쟁을 원치 않으며 긴장 완화의 길을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방 담당 보좌관이 이란의 공격은 미국인을 죽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하자 출구가 나타났다고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습니다.
CNN방송은 전날 밤 회의 때 대(對) 이란 반격에 대한 검토가 있었지만, 이란의 의도 등 추가 정보가 나올 때까지 보류하자고 결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부 군 요원들은 초기 평가 때 이란의 공격 무기를 로켓으로 봤다가 나중에 미사일로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이날 오후 회의에서 미국의 전략이 작동하는지 알기 위해선 최소 2달이 걸릴 것이
현재 해당 지역 미군은 이란 공격 이후 여전히 높은 경계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리아 등 다른 지역에서는 별다른 군대 이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당국자는 이란이 대리군이나 다른 수단으로 계속 공격할 가능성이 있어 미군이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