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COVID-19·우한코로나)가 미국 기술기업 '대장주' 애플을 덮쳤다. 17일(현지시간) 애플은 이례적으로 투자 지침 보도자료를 내고 "오는 3월까지 목표로 했던 매출 수준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지난 달 28일, 애플이 '블록버스터'급 실적을 자랑하며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던 2020회계연도 1분기(2019년 10~12월) 실적 발표회 당시와 표정이 확연히 엇갈리는 모양새다.
↑ 중국 내 한 애플 매장 풍경. [로이터 = 연합뉴스] |
애플이 중국 발 악재로 매출 전망을 수정한 것은 최근 2년새 두 번째있는 일이라고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앞서 애플은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당시 "중국 경기 둔화로 아이폰 판매 실적이 저조하다"면서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당시 애플이 가이던스를 낮춘 건 15년 만에 처음이었다.
↑ 17일(현지시간) 애플은 `분기별 투자전망 업데이트` 보도자료를 통해 2분기 목표달성이 어려울 것 같다고 발표했다. [자료 출처 = 애플] |
↑ 17일(현지시간) 애플의 '2분기 목표달성이 어렵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날 미국 증시는 휴장이어서 주가 변동이 없었다. 다만 애플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탓에 최근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
17일 중국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아이폰 제조 협력사인 폭스콘은 급기야 작업장 복귀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폭스콘은 허난성 정저우 공장 조기 복귀 직원들에게 1인당 3000위안(약 50만원)을 지급하면서, 모자란 인원을 채우기 위해 신규 채용에 나섰다. 폭스콘은 춘제 연장 연휴가 끝난 지난 10일 정저우 공장 문을 다시 열었지만 당시 전체 인력의 10%(약 1만6000명)만 복귀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정저우 공장과 더불어 폭스콘의 중국 내 2대 공장인 광둥성 소재 선전 공장은 현재 일시 가동 중단 상태다.
한편 애플은 자사 제품을 대거 사들이던 중국인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중국 매출 실적이 떨어질 것이라는 점도 2분기 목표 달성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꼽았다. 애플은 이달 9일까지 중국 내 아이폰 오프라인 매장 문을 닫은 바 있다. 17일 애플에 따르면 현재 중국 매장은 단계적으로 다시 문을 열고 있는 단계다.
↑ 지난 달 28일(현지시간) 1분기 실적발표회 당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회사 분기 실적이 블록버스터급"이라면서도 2분기 수익 불확실성을 언급했다. [사진 출처 = CNBC영상 캡처] |
한편 애플은 우한코로나 대응을 돕기 위한 기부금을 2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김인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