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홍콩 경제가 심각한 침체에 빠진 가운데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의 급여가 인상되자 홍콩 정치권이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오늘(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의회인 입법회는 내년도 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캐리 람 행정장관의 급여가 오는 7월부터 2.36% 인상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에 따라 람 장관의 연봉은 지난해보다 12만 홍콩달러(약 1천900만원) 올라 521만 홍콩달러(약 8억2천만원)로 인상됩니다.
월 급여는 43만4천 홍콩달러(약 6천900만원)로, 람 장관은 세계 정치 지도자 중 가장 많은 급여를 받는 지도자 중 한 명입니다.
람 장관의 연봉 인상 소식이 알려지자 홍콩 정치권은 여당인 친중파 진영과 야당인 범민주 진영을 막론하고 일제히 이를 질타했습니다.
친중파 의원 마이클 톈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홍콩 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람 장관이 연봉 인상을 받아들인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홍콩 정치인들은 람 장관이 한국, 싱가포르 등 외국의 사례를 배워 연봉 삭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한국의 장·차관급 이상 공무원들은 코로나19 사태에서의 고통 분담을 위해 4개월 동안 급여 30%를 반납하기로 했습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도 고통 분담을 위해 지난 2월 한 달 치 급여를 삭감한 데 이어 지난달 또다시 두 달 치 급여를 삭감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람 장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최근 자신과 각료들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한 달 치 급여를 기부하기로 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연봉 삭감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람 장관은 "이번 연봉 인상은 지난 2017년 입법회가 결정한 메커니즘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항변했습니다.
이는
홍콩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24명 늘어나 총 914명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4명이 사망했습니다.
한편 홍콩 정부는 지난달 25일부터 전날까지 시행한 외국인에 대한 입경 금지 조치를 무기한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