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광주 민주화 운동이 아픈 기억이라면, 중국인에게는 천안문 사태가 뼈저린 상처일 겁니다.
천안문 사태가 올해로 20년을 맞는데, 이를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오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올해 39살인 장스쥔씨.
불혹의 나이를 바라보는 그는 20년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천안문 사태를 누구보다 생생히 기억합니다.
당시 18살이던 장스쥔은 하사관으로 천안문 사태 진압작전에 투입됐습니다.
중무장한 그의 부대는 1989년 6월 3일 베이징으로 이동했고 다음 날 시위대를 진압하기에 이릅니다.
▶ 인터뷰 : 장스쥔
- "머리에 흰 띠를 두른 사람들과 학생들이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졌어요. 저는 총을 쏘지 않았는데 말이죠."
장스쥔은 당시 군부가 죄 없는 시민과 학생들을 무참히 학살했다고 주장합니다.
진압 참가자가 천안문 사태를 '폭도의 반란'이 아닌 '대량 학살'이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 인터뷰 : 장스쥔
- "당시 군인이었던 더 많은 이들이 입을 열어야 진실이 알려집니다. 학생들과 시민들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라요."
장스쥔은 퇴역을 신청했지만, 소속 부대는 그가 계엄 임무를 거부했다며 제명조치 했습니다.
그는 고향으로 쫓겨난 후에도 3년간 노역형을 사는 등 박해를 당했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이미 끝난 일이라며 대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자오츠정 / 인민정협 외교 의장
- "80년대 정치적 혼란기와 관련해서 당과 정부는 이미 분명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장스쥔은 지금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후진타오 주석에게 명예회복과 배상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천안문 사태 20주년과 티베트 봉기 50주년을 맞은 올해 내내 중국은 이런 진상 규명 요구에 시달릴 수 있어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오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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