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전 미국 대통령 시절 테러 용의자들을 잔인하게 신문했던 자료가 공개됐습니다.
물고문뿐 아니라 벌레가 가득한 상자에 집어넣는 방법까지 동원됐습니다.
김진일 기자입니다.
【 기자 】
부시 전 대통령 재임 기간에 테러 용의자를 대상으로 잔혹한 신문 방법들을 동원한 사실이드러났습니다.
미 법무부가 미 중앙정보국 CIA의 고문 방법들이 기술된 4건의 메모를 공개한 것입니다.
구타에다 잠 안재우기, 물고문, 그리고 용의자들을 벌레가 가득한 상자에 집어넣는 엽기적인 방법까지 허락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특히 메모에는 물고문이 장기적으로는 심각한 고통이나 피해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 인터뷰 : 앤서니 로메로 / 미국 시민자유연맹
- "이 메모들은 법무부가 이런 불법적인 신문 방법을 정당화해 왔다는 걸 보여줍니다."
미 정보기관과 공화당의 보수파 정치인들은 메모를 공개하지 말라고 오바마 행정부에 압력을 가해 왔습니다.
CIA 요원들이 궁지에 처하게 되고, 정보기관 기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이 CIA 요원들이 정부 지침을 따랐다면 기소하지 않겠다는 타협안을 제시해 메모가 공개됐습니다.
메모가 공개된 후 오바마 대통령은 물고문 등을 행한 CIA 요원들을 처벌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인권 단체들은 "미 법무부가 고문한 사람들에게 면죄부를 준 꼴"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진일입니다.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