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은행들이 1분기에 예상을 넘는 실적을 거뒀지만, 부실은 오히려 심각해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그룹은 최고경영자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오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뱅크오브아메리카의 1분기 실적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순익이 지난해의 3배에 달했고, 매출도 357억 6천만 달러로 불었습니다. 예상치보다 10배가 넘습니다.
하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신용카드 부문이 18억 달러 적자로 돌아섰고, 소매금융 이익 폭이 크게 줄었습니다.
1분기에 돌려받지 못할 대출금이 2배 넘게 급증했고 돈을 못 버는 자산 규모도 3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대출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을 85억 달러에서 133억 8천만 달러로 늘렸습니다.
일부 지분을 팔고 덩치 큰 메릴린치를 사들여 일시적인 실적 부풀리기는 가능했지만, 결국 속 빈 강정이었다는 뜻입니다.
이런 식이라면 당장 2분기에 막대한 손실이 불 보듯 뻔해 케네스 루이스 최고경영자는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론에 휩싸였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뇌관'이 터지자, 다른 은행들도 분위기가 급반전됐습니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는 씨티그룹 최고경영자인 비크람 팬디트의 교체 논의에 착수했습니다.
JP모건과 웰스파고가 그나마 사정이 낫다고 하지만 불안감을 잠재우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다음 달 초 극한 상황에서 은행들의 생존 여부를 평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발표합니다.
실적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은행뿐 아니라 테스트 결과를 발표할 미국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오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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