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의 선두 경쟁에 대한 압박이 화를 부른 것일까. 올 시즌 보기 드문 8, 9회 역전패가 속출하고 있다.
LG는 지난 3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에서 9회초 특급 마무리 봉중근을 투입하고도 대타 안치용에게 역전 결승타를 허용하고 3-4로 졌다. 상대 전적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했던 SK전서 다 잡은 경기를 놓치며 1위 재탈환 기회를 날렸다.
올 시즌 막판 뒤집기에 익숙한 LG가 제대로 뒤집혔다. 경기 내내 아쉬운 장면이 교차했다. 변칙적인 벤치의 용병술이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대주자 카드는 두 경기 연속 빗나갔고, 투수 교체 타이밍도 결정적인 패인이 됐다.
김기태 LG 트윈스 감독의 최근 용병술이 통하지 않고 있다. 선두 경쟁이 부른 압박감일까. 사진=MK스포츠 DB |
3-2로 역전승을 거둔 롯데전서 승리에 가려졌지만, 아쉬운 장면은 속출했다. 1-2인 6회 무사 1루서 손주인을 대신해 정주현을 대주자로 내보냈지만, 도루 실패로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7회 정의윤을 대신한 대주자 이대형 카드는 윤요섭의 적시 2루타 때 효과를 봤지만, 8회 이진영 대신 대주자로 나선 양영동 카드는 다시 도루 실패로 끝났다.
SK전서도 세 차례 주루사가 나왔다. 초반 기선을 제압할 수 있는 1-0인 2회 무사 1, 3루서 윤요섭이 견제에 걸려 도루 실패로 아웃됐고, 손주인마저 2루서 견제사를 당해 단 1점을 보태는데 그쳤다. 또 2-2인 7회에도 2루주자 이병규(7번) 대신 이대형을 대주자로 투입하고 윤요섭 대신 현재윤을 대타로 냈지만, 각각 삼진과 견제사로 허무하게 작전이 실패했다. 역시 1점을 뽑는데 그쳤다.
김기태 LG 감독은 “감독의 실수다”라고 두 경기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인정했다. 사실 대주자 카드는 감독의 실수보다는 선수들의 의욕이 지나치게 앞선 결과였다. LG는 아직까지 주전 경쟁이 심하다.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선수들은 기회를 잡기 위한 의지가 넘친다. 게다가 삼성과 선두 다툼을 하면서 승리에 대한 각오도 남다르다. 하지만 지나친 의욕이 결국 화를 불렀다. 최근 빈번한 대주자 카드 역시 용병술의 남용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SK전 9회초 봉중근을 아낀 변칙 투수 교체는 이동현에게 오히려 큰 부담을 줬고 결국 봉중근까지 이어졌다. 1일 롯데전 이후 봉중근이 옆구리 통증을 호소했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최대한 이동현으로 막으려고 한 것이 뼈아픈 역전패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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