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권과 현대차에 따르면 BC카드와 현대차는 이날 복합할부금융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상호 합의했다.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진 수수료율 인하 협상이 결국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양사는 이날 가맹점 계약 연장에는 합의해 BC카드로 현대차를 사려면 카드복합할부가 아닌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결제를 선택해야 한다.
카드 복합할부금융은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소비자가 자동차를 살 때 카드를 긁으면 캐피털사가 결제액을 대신 갚아주고 소비자는 2~3년에 걸쳐 차값 할부를 캐피털사에 갚아 나가는 서비스다. 길어야 6개월~1년이 최대치인 카드 할부 기간을 대폭 연장하는 효과가 있다.
카드 복합할부금융이 일어나면 현대차는 BC카드에 일시불로 차값의 1.9%를 수수료로 내줬다. 3024만원짜리 ‘그랜저 가솔린 2.4’를 사면 57만4560원을 현대차가 카드사에 내주는 것이다. 카드사는 이 돈을 받아 이 중 상당액을 캐피털사에 전달한다.
현대차는 수수료 1.9%가 너무 높으니 이를 1.3%로 낮추자고 주장해왔다. BC카드는 1.5%까지는 내릴 여지가 있다고 협상 카드를 내밀었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협상은 끝내 0.2%포인트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BC카드 관계자는 “협상 타결에 실패해 결국 복합할부금융 서비스를 잠정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 불편을 우려해 카드 복합할부금융을 제외한 일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거래는 정상적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2013년 기준 복합할부금융 이용액은 4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BC카드 이용액은 700억여 원으로 점유율 2% 선에 그친다. BC카드 관계자는 “BC카드가 복합할부금융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아 (이번 계약 종료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카드업계 눈길은 2월과 3월 현대차와 복합할부금융 서비스 재계약 절차에 나서는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로 쏠리고 있다. 2013년 기준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복합할부금융 취급액은 각각 6000억원, 1조3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삼성카드와 현대차 협상 결과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신한카드를 비롯한 은행계 카드사는 현대차가 은행 큰손 고객이란 점에서 큰 문제 없이 수수료율 협상
카드업계 관계자는 “3월 재계약 일정을 앞둔 삼성카드와 현대차 간 협상이 진검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추세대로라면 복합할부금융 시장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윤원섭 기자 /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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