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선다. 대한항공은 보통주 1416만4306주를 신규 발행해 5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는 내용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6일 공시했다. 발행가는 주당 3만5300원으로, 이날 종가 대비 23% 할인된 가격이다. NH투자증권이 대표주관업무를 맡는다.
오는 3월 12일부터 구주주 대상으로 청약을 받은 뒤 발생한 실권주는 이후 일반 공모청약을 실시해 소화할 예정이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4월 1일이다. 현재 대한항공의 최대주주는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32.24%)이며, 9.69%를 보유한 (주)한진이 2대 주주다. 조양호 회장의 지분율은 0.04%에 불과해 거액의 사재를 출연할 가능성은 낮다.
대한항공이 전격적인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것은 차입금을 대거 상환해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대한항공 부채비율은 809.1%며, 연말 기준으로는 90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에서 대한항공 측에 차입금 만기일을 연장하려면 부채비율을 낮추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확보한 자금을 올 3월부터 7월까지 만기 도래하는 은행권 차입금 5390억원을 상환하는 데 전액 사용할 예정
상환 이후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200%포인트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 측은 “이번 유상증자에 따른 차입금 상환으로 연간 200억여 원의 이자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날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 대비 1.19% 하락한 4만56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범주 기자 /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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