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기 국민은행 상임감사가 사임했다.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를 놓고 촉발된 KB금융그룹 내분사태 관련자들이 이로써 모두 물러나게 됐다.
국민은행은 9일 정병기 감사가 이날 오전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정 감사의 사임은 사실 예상됐다. 내분사태 관련자들이 모두 사퇴하면서 상당한 부담감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고 둘 다 물러났고, 사태와 관련됐던 윤웅원 KB금융지주 부사장과 박지우 국민은행 부행장도 지난 연말 인사에서 사퇴했다. 여기에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사외이사들도 오는 3월 정기주총에서 모두 물러나기로 한 상태다.
하지만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다. 주전산기 교체과정의 문제점을 찾아 지적한 것 자체는 감사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 일부 경영진과 이사회가 국민은행 주전산기를 기존 IBM에서 무리하게 유닉스체제로 바꾸려 했던 것이 결국 잘못됐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재입찰에서 결국 기존 IBM을 유지하는 쪽으로 진행하기로 이사회가 결정했다. 당초 내분사태를 일으킬 때 주장을
정 감사는 “윤종규 회장 취임 이후 새로운 KB의 도약을 위해 조직결속력을 다져가는 시기에 물러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막상 나가려고 하고 보니 이제 나도 KB맨이 다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성훈 기자 / 정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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