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이 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건설사 실적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다른 대형 건설사들도 해외 프로젝트에서 추가적인 비용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이 지난해 4분기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기록한 것은 해외 프로젝트 공사가 지연되면서 추가비용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에서 진행 중인 5개 현장에서 4분기에만 총 3910억원의 추가 공사비를 실적에 반영했다. 이에 따라 200억원대 적자를 예상했던 시장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222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지난 1~2년간 해외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비용을 대거 손실로 처리하면서 어느 정도 부실을 털어냈다는 인식을 시장에 심어줬다. 그러나 대림산업이 다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면서 건설사 실적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프로젝트 부실 문제는 여전히 진행 중인 위험 요소임이 확인됐다”며 "대림산업뿐만 아니라 다른 건설사들도 추가적인 비용을 손실에 반영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동부증권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4분기 아랍에미리트(UAE) 사업장 등에서 추가 비용을 원가에 반영할 가능성이 높아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GS건설 역시 UAE 프로젝트 준공이 지연되고 있어 플랜트 원가율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한 쿠웨이트 등에서 공기 지연 프로젝트가 발생해 4분기 해외 원가율은 100%에 가까울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그럼에도 영업이익과 세전이익은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동부증권은 분석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샤이바 프로젝트 준공이 지연되면서 추가 공사비가 반영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저수익 현장의 준공이 임박한 상황에서 수주 역시 감소해 사면초가에 빠졌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온다.
기업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주로 평가하는 신용평가사도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
[매경닷컴 전경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