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통령 후보 선호도를 묻는 조사에서 1등을 한 A씨와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고 A씨의 아들과 같은 대학교 공대 출신인 대표이사가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의 대주주 역시 같은 대학 공대 출신이라 수혜주로 예상됩니다.”
"여당 대권주자로 유력한 B씨는 미국 C대학 석사 출신이고 차남은 D대학 출신이라 서울대와 D대학 석·박사 출신이 대표로 있는 이 회사가 주목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차기 대통령 선거가 3년여 가까이 남았지만 주식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대선 관련 테마주로 뜨겁다.
금융당국의 테마주 단속과 경고에도 불구하고 투자시점, 이른바 타이밍만 잘 잡으면 수십, 수백 배에 달하는 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기대감에 대선을 한참 앞두고 서둘러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테마주로 꼽혀온 한창은 지난해 4월 1일 391원이던 주가가 올해 1월 23일 4035원까지 치솟았다. 이달 들어 가격제한폭 가까이 상승한 날이 8거래일이나 된다.
이 회사의 대표이사가 현재 유엔환경기구(UNEP) 상임위원이라는 이유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관련주로 꼽히고 있다.
또 다른 관련주로 꼽히는 보성파워텍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 회사는 반 총장의 동생인 반기호 씨가 부회장으로 근무한다는 이유로 테마주로 구분된 이후 주목 받았다. 상승폭은 52주 최저가 대비 308.70%에 달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이완구 총리지명자,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도 관련주가 있다. 물론 해당 기업의 주가는 이미 들썩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테마주들이 대선 등 정치 이슈 발생 때마다 이어지고 있지만 대부분 쇠락의 길을 걸었다는 것과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투자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에는 인맥 관련 기업 외에 4대강과 자전거 및 녹색성장 테마기업이 이상 급등했으나 일부 기업은 실적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박근혜 대통령의 후보 시절에는 저출산 대책 및 고령화 등 복지정책 관련기업들이 주목 받았으나 일부 기업은 상장폐지 되기도 했다.
실제 금융당국이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정치 테마주로 분류된 기업 35개사 거래에 참여한 개인들의 수익률을 조사해봤더니 1조549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 때 330% 이상 폭등한 종목도 있었지만 개인들 대부분이 고점에서 매입, 큰 손해를 본 것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테마주의 경우 요동치는 주가 때문에 투자시점을 잡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며 "실적 등 회사의 경영상황을 보지 않고 단순 기대감으로 투자해서 큰 이득을 노리는 한탕주의 투자전략은 지양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도 "최근 들어 테마주 투자는 주식 동호회 등에서 대규모 물량을 매수하는 방식 등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고 일반 투자자들은 예상치 못하는 타이밍에 차익을 내고 빠지는 방법
이어 그는 "금융당국 역시 대선이 아직 한참 남았다고 테마주 단속 등에 소홀하지 않고 부당 이득을 취한 세력을 적발해 과열된 시장을 차분히 식혀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매경닷컴 최익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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