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KT렌탈의 인수가격이 예상 수준을 크게 웃도는 9000억~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본입찰 결과 인수후보자 간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나자 매각 주체인 KT도 프로그레시브딜(경매호가식 입찰) 방식을 도입해 가격경쟁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9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전날 실시된 KT렌탈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인수후보 6곳에서 제출한 입찰가격은 7000억~8500억원 사이에 형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작년 11월 말 예비입찰 당시 적격예비후보명단(숏리스트)에 포함된 인수후보들의 입찰가가 6000억~6500억원 사이에 집중됐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달 새 가격이 최대 2000억원가량 뛴 셈이다.
입찰가 기준 경쟁구도를 살펴보면 SK네트웍스와 MBK파트너스-IMM PE 컨소시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선두권을 형성하고 SFA와 롯데그룹이 뒤를 잇는 모습이다. 조현범 사장이 직접 이번 딜을 챙기고 있는 한국타이어가 예상 밖에 높은 액수를 써냈다는 얘기도 있다.
7000억원대 초반 입찰가를 써내 인수 의지가 크지 않은 롯데를 제외하곤 나머지 5곳의 입찰가가 대동소이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KT 측은 이번 매각 방식을 프로그레시브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방식에선 후보자 간 치열한 눈치싸움 가운데 호가가 계속 상승하게 된다. 따라서 이번 매각가가 최대 1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투자은행 관계자는 “매각 측에서 본입찰 전부터 프로그레시브딜 가능성을 비공식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면서 “이번 주말을 지나 3~4곳으로 압축된 2차 적격인수후보를 발표한 뒤 개별 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고 전했다.
약 300억원의 가격조정 변수가 발생한 점도 프로그레시브딜 전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번 매각작업이 시작된 작년 9월부터 딜이 마무리될 때까지 KT렌탈에서 발생한 이익은 매각가와 별개로 KT 측이 가져가게 된다. 딜 개시 이후 발생한 순이익은 세금환급분을 더해 현재 300억여 원으로 추산된다. 후보들이 제출한 입찰가에는 이 같은 가격조정 금
■ <용어 설명>
▷ 프로그레시브딜 : 입찰 기한을 따로 두지 않고 후보자들과 개별 협상을 벌여 가격경쟁을 부추기는 방식의 M&A 유형을 말한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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