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6년 만에 공공기관에서 풀리자 거래소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형 증권사 주가가 이틀째 급등하고 있다. 거래소가 향후 기업공개(IPO)를 하게 되면 보유지분 가치 상승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를 현금화해 중소형 증권사의 인수합병(M&A)에 활용하면 업계 구조조정이 촉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증권업은 유럽중앙은행(ECB)의 파격적인 양적완화 발표에 이어 코스닥시장 강세로 거래대금이 크게 늘면서 점차 매력이 커지고 있다. 이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7조원을 넘어 2012년 9월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30일 오후 1시 30분 현재 증권업은 거의 모두 상승했다. 골든브릿지증권은 이틀째 상한가를 쳤고 SK증권(10.52%), 유안타증권(7.42%), KTB투자증권(4.75%) 등 중소형사의 상승 폭이 컸다. 교보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도 각각 3.81%, 3.59% 급등했다. 유진투자증권(2.70%), 부국증권(2.69%) 등도 올랐다.
거래소 지분은 29개 증권사와 7개 선물사 등 40개 기관이 평균 3%씩 보유하고 있다. 주가가 크게 뛴 종목은 3% 이상 지분을 가진 증권사들이 대부분이다. 거래소 지분 장부가는 주당 약 14만원선으로 3% 정도 지분을 매각하면 평균 1000억원 가량 현금유입이 가능하다. 거래소가 상장되면 지분 가치가 더 상승하게 된다. 일본거래소 주가는 상장 1년 만에 상장일 주가의 3.8배로 뛰었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국거래소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중 유일하게 비상장이어서 IPO 기대감이 본격화되고 있는 시점”이라며 "거래소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3배로 평가돼 홍콩, 싱가포르 거래소 평균 10배 등과 비교할때 저평가 돼 있어 지분 가치가 더 부각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분매각으로 인한 자금으로 증권사간 M&A가 활성화될 수 있다. 골든브릿지증권의 경우 시가총액이 680억원 정도여서 지분가치(3.12%)의 장부가가 더 크다. 또 합병 등으로 5%가 넘어간 초과 지분 매각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 지분은 5% 이상 갖지 못하게 돼 있는데 NH투자증권은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 합병으로 7.45%를 아직 보유하고 있다. 초과 지분을 미국계 헤지펀드 등에 매각하려 하는데 상장된다면 그 가치도 올라가게 된다.
증권사들의 작년 실적도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채권 관련 이익이 늘며 크게 개선
[전병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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