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에 3조원이 몰리는 열풍이 불면서 증권사들도 관련 상품 출시에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주식 관련 채권을 담은 ‘메자닌 랩’ 형태 상품으로 펀드보다 높은 수익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공모 발행이 재개되면 관련 시장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30일 분리과세 하이일드 조건을 갖춘 ‘메자닌 랩’을 출시했다. 우량·비우량 기업 전환사채(CB)에 투자해 연 6% 안팎의 이자수익을 내면서 31% 이상을 하이일드 채권으로 구성해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을 노리는 전략이다. 한국채권투자자문에서 자문을 받아 운용되는 이 랩은 올해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분리형 BW 공모 발행이 재개되면 BW까지 투자할 수 있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분리형 BW 발행이 재개되면 하이일드 채권 확보가 한층 용이해져 전략적 유연성과 수익률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한금융투자도 지난해 11월 같은 구조의 ‘신한 명품 메자닌 랩’을 출시해 지금까지 자금 25억원을 모았다. CB 등 주식 관련 채권에 투자하면서 분리과세 하이일드의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을 추가로 누리는 구조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출시한 지 3개월이 안 됐지만 수익률이 4%를 넘은 계좌도 있다”면서 “분리형 BW 발행에 맞춰 공모주 투자 없이 주식 관련 채권에만 투자하는 메자닌 랩도 다음달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분리형 BW는 일정 대금을 지급하고 신주인수권을 따로 뗄 수 있는 채권으로 CB에 비해 조건이 유리해 투자 수요가 많았다. 2013년 2조원에 육박했던 BW 시장은 분리형
금융당국은 올해 분리형 BW 발행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하고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분리형 BW 발행이 재개되면 지난해 삼성SDS·제일모직 상장을 앞두고 벌어진 하이일드 채권 품귀 현상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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