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달 29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467억원에 불과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면 오히려 자금이 1000억원가량 이탈한 셈이다. 지난해 말 1915.59로 마감했던 코스피가 1월 말 1949.26으로 2%포인트 가까이 오르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저가 매수와 차익실현 매물이 엇갈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주식형 펀드 내에서 투자자가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이동하는 현상은 올해도 지속됐다. 지난 한 달 동안 신영자산운용(699억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219억원) 에셋플러스자산운용(188억원) 메리츠자산운용(125억원) 등 4개 국내 대표 배당·가치주 펀드 운용사로 자금 총 1231억원이 몰렸다.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685억원) KB자산운용(-479억원) 트러스톤자산운용(-411억원) 하나UBS자산운용(-369억원) 등 성장주 펀드를 주력으로 하는 운용사 4곳에서는 자금이 2000억원 가까이 이탈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만 삼성그룹주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며 설정액이 766억원 증가했다. 삼성그룹주는 지난해 말 그룹 지배구조 개편 핵심으로 꼽히는 삼성SDS와 제일모직이 잇달아 상장하는 등 올해 수익률 개선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에서는 존 리 대표가 이끄는 메리츠자산운용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를 차지했다. 국내 주식형 설정액 1000억원 이상 34개 자산운용사 가운데 메리츠자산운용은 지난달 29일 기준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이 7.04%로 가장 앞섰고 마이애셋운용(6.35%) 맥쿼리투신운용(5.66%) 이스트스프링운용(5.46%) 알리안츠운용(4.71%) 등이 뒤를 이었다. 연초 코스닥이 590을 돌파하는 등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화장품·헬스케어·모바일 등 구조적 신성장 중소형주 위주로 투자하는 운용사들의 성과가 전반적으로 좋았다.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5조원 이상인 5개 대형 운용사를 살펴보면 삼성자산운용(4.34%) 미래에셋운용(3.84%) 한국운용(3.76%) KB운용(3.15%) 등 대부분 3% 이상 수익률로 시장 대비 우수한 성과를 올렸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올해 금리 인하를 단행한다면 사상 첫 1%대 금리를 기록하는 것”이라며 “저금리를 맞아 올해 주식형 펀드로 자금 유입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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