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자금이 크게 늘어났다.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란 장밋빛 기대감이 크지만 코스닥 시장은 변동성이 큰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이하 신용융자) 잔고는 2조8356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7일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융자 잔고를 역전한 데 이어 그 폭도 2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났다.
신용금융 잔고가 지난해 1월 1조8000~1조9000억원 사이에서 변동했던 것을 감안하면 1년새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추가 유입된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7년의 최고치 2조3237억과 비교해도 약 500억원이 많다.
최근 잔고가 늘어나는 것도 코스닥의 수익률이 크게 오르며 강세 흐름을 보인 데 배경이 있다.
코스닥은 지난달 30일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대비 8.95% 오른 591.58로 마감했다. 1달만에 50포인트 가까이 뛰며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연일 랠리를 펼치고 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세계 93개 주요 증시 중 4위에 해당하는 상승률이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알짜 종목들이 투자대안처로 주목 받고 있는 가운데, 핀테크(fintech·금융과 IT 융합형 산업)와 사물인터넷(IoT) 등 정책 기대감이 시장을 끌어올렸다고 보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증시가 600선을 돌파, 박스권을 뚫고 나가길 기대하면서 차입금을 확대하는 '통 큰 배팅'에 나섰다.
그러나 코스닥 시장은 변동성이 큰 만큼 무리한 투자는 조심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스닥 지수가 전 고점을 뛰어넘은 상황에서 차익 매물이 대거 등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코스피 지수는 580선을 넘으며 상승곡선을 그리다 530선까지 후퇴하기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상승 속도가 빨랐던 코스닥 시장은 차익 매물 출회와 단기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적 발표 시기의 고비만 넘긴다면 2월에도 시장을 주도해 코스피에 비해 상대적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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