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2위 렌터카 업체인 AJ렌터카는 매년 10% 중반 이상의 안정적인 성장세에도 증시에서 그다지 조명받지 못하는 종목 중 하나다."꾸준한 수익성과 성장성은 인정하지만 특별히 매력적이지는 않다”는 게 이 회사를 바라 보는 투자자들의 솔직한 시선이다. 실제 AJ렌터카의 최근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12월초 정부가 렌탈차량 자동차세 인상을 추진하다가 보류 되면서 주가가 1만7000원대에서 1만5000원대까지 급락했다가 다시 1만8000원까지 단기 급등하는 한 차례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후 주가 흐름은 1만7000원대를 전후해 정체되어 있다.
이런 AJ렌터카가 최근 업계 1위 KT렌탈 인수전이 본격화되면서 주목 받고 있다. KT렌탈의 매각가가 100% 지분 기준으로 9000억원 안팎까지 관측되면서 업계 2위인 AJ렌터카도 덩달아 재평가받게 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 바라보는 KT렌탈의 올해 예상 실적 대비 매각가를 바탕으로한 주가수익비율(P/E)은 20배 전후로 13배 안팎인 AJ렌터카에 비해 월등히 높다. AJ렌터카의 주가가 실적보다 저평가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AJ렌터카 김규호 상무(CFO·최고재무책임자)는 2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AJ렌터카는 꾸준한 성장성에 비해 상장사 가운데 마땅한 비교 대상이 없어 주가가 손해본다는 느낌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매물로 나온 KT렌탈의 매각이 본격화되면서 AJ렌터카도 함께 재평가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에이비스(AVIS), 헤르츠(Hertz) 등 미국 증시에 상장된 동종 렌터카 업체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20배를 크게 웃도는 반면 AJ렌터카는 13배 안팎에 불과한 상황이다.
AJ렌터카가 시장 이슈를 선도하는 종목은 아니지만 향후 수년간 안정적인 성장과 수익을 기대해도 좋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AJ렌터카의 지난해 매출액과 순이익 증권사 전망치 평균은 각각 전년 대비 22.2%와 23.4% 증가한 5812억원, 222억원이다. 올해 매출액과 순이익 증권사 전망치 평균은 각각 15.5%와 24% 늘어난 6715억원과 276억원 수준이다. 김 상무는"국내 렌터카 산업은 향후 5년 이상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AJ렌터카도 올해 렌터카 부문만 놓고 봐도 10% 초중반 수준의 외형 성장이 기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지난해 계열사였던 서울자동차경매장을 합병하며 'AJ셀카'라는 브랜드로 중고차 매매업에 신규 진출하면서 기존 렌터카 사업과의 본격적인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 중고차 유통 시장이 점차 투명해지면서 미국 '카멕스'나 일본 '걸리버' 처럼 한국도 메이저 업체들이 장악력을 점차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같은 점을 높게 평가해서인지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 기관 투자가들도 최근 조용히 지분 확대에 나섰다. 종전 10.6% 지분을 들고 있던 국민연금은 올해초 지분을 13.5% 수준까지 지분을 늘렸다. 트러스톤자산운용도 꾸준히 장내 매집하며 지분율을 8.6% 까지 끌어올렸다. 브레인자산운용, 알리안츠인베스터자산운용 등도 5~8%대의 지분율을 유지하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의 지분 확대는 전체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긍정적일 전망이다. AJ렌터카는 올해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 첫 배당을 검토중이다. 김 상무는"차입을 통해 사업을 운영하는 렌터카업종의 특성상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상장 2년반이 지나도록 배당 생각을 못했다”며 "하지만 투자자들의 요구가 꾸준한 만
AJ렌터카가 속한 '아주가족'그룹은 2007년 아주그룹에서 계열분리됐다. 문태식 창업주의 3남인 문덕영 사장이 AJ렌터카, 아주렌탈, 아주코퍼레이션, AJ파크 등이 속한 AJ네트웍스지주를 맡아 독립 경영하고 있다.
[강두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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