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2월 16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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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지난 2014년 2월 이후 1년 만에 자금조달 시장에 돌아왔다. 세계 최대 조선사인 현대중공업 회사채는 국내 시장에서 흥행 보증수표로 통했지만 최근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지난해 3조원 이상 손실을 공시한 이후 현대중공업의 미래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은 의심으로 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사채 발행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보수적이고 신중한 투자자로 통하는 보험사와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현대중공업을 바라보는 시각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16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내달 초 3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계획을 세우고 있다. KDB대우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대표 주간사로 선정하고 발행 조건을 협의 중이다. 이번 회사채는 3년물과 5년물 7년물로 나눠 발행될 예정이다.
애초 현대중공업은 오는 17일까지 자금조달을 마칠 계획이었다. 그러나 17일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라는 점을 고려해 발행일을 뒤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금통위와 회사채 발행 일정이 겹치면 기관들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금통위가 끝난 이후 불확실이 사라진 상태에서 자금조달을 시도하겠다는 의도다. 그만큼 현대중공업이 이번 자금조달 작업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해 1월 현대중공업은 총 5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3년물 2000억원과 5년물 3000억원 회사채를 가져가기 위해 기관투자자 자금 1조2600억원이 몰렸다. 실적이 부진했지만, 현대중공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은 그대로였다.
올해는 다르다. 현대중공업 신용등급은 AA+급에서 AA급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됐다. 게다가 현재 신용등급도 '부정적 관찰대상(네거티브)'에 올라 있다. 신용등급이 부정적 관찰대상에 오르면 이후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채권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기관들이 인수하기 부담스러워진다.
최근 경쟁사인 삼성중공업이 장기물 회사채 발행에 실패한 것도 현대중공업으로서는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3년물과 5년물로 나눠 회사채 발행을 시도했는데, 5년물에 청약이 거의 들어오지 않아 3년물만 발행했다.
현대중공업은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금리를 대폭 올려주기로 했다. 반드시 회사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이끌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현대중공업은 3년물과 5년물 공모 금리를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사 평균금리) 대비 20bp(0,20%포인트)와 25bp(0.25%포인트), 7년물은 30bp(0.30%포인트)까지 높여 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제시하는 공모 금리가 높을수록 투자자에게 유리하다.
전문가들은 앞서 삼성중공업과 마찬가지로 현대중공업 회사채도 단기물에는 다수 투자자가 청약을 신청하겠지만 5년물과 7년물 투자자 모집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조선산업에 대한 기관투자자들 심리가 워낙 위축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중공업이 노조 간 통상임금 소송전에서 패소해 앞으로 임금 관련 비용지출이 커질 수 있어 수요예측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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