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2월 16일(15:18)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레이더M 기사 더보기>>>
최근 하림이 팬오션을 1조80억원에 인수키로 결정함에 따라 금융투자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업계에는 하림그룹이 팬오션를 인수한 이후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많다. 반면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온도차가 감지된다. 신평사들은 하림그룹의 팬오션 인수가 유력해진 이후 부정적인 전망을 내고 있다.
16일 신평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 3사 중 하나인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하림의 기존 신용등급(A-)을 '부정적 관찰대상(네거티브)'에 올렸다. 일반적으로 신평사가 신용등급 전망을 '네거티브'로 바꾸는 경우 3~6개월 후 등급 조정이 이뤄지는 사례가 많다. 하림 신용등급이 실제로 하락하면 'BBB+급'으로 떨어져 A급 지위를 상실하게 된다.
하림그룹은 법원 매물로 나온 팬오션을 인수하기 위해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이뤄 지난해 12월 16일 본입찰에 단독 참여했다. 이후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가 팬오션 인수 본계약 체결을 허가하면서 사실상 하림의 팬오션 인수가 유력해졌다. 하림은 1조80억원을 투자해 팬오션 지분 58%를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닭고기 가공업을 주요 사업부문으로 진행했던 하림그룹이 해운업체 인수를 결정한 것은 사업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림그룹은 닭고기 가공업 이외에 곡물 판매 등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하림이 진행하는 곡물 판매 사업은 국내에서 연 매출 1조4000억원 규모다. 팬오션 인수로 해외 곡물 운송과 국내 유통을 일원화해 시너지 효과를 누리겠다는 게 회사측 전략이다. 하림 측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유가하락세 등을 고려하면 팬오션이 회생절차 이후 빠르게 정상화 돼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신평사가 보는 시각은 부정적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시너지 효과보다는 팬오션 인수로 하림그룹 전반에 재무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비중을 뒀다.
나이스신평은 "그룹 재무적인 여력이 팬오션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며 "팬오션 인수로 기존 곡물 유통업과 시너지는 가능하겠지만 실적 변동성이 큰 해운업을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에 포함함으로서 전반적인 그룹 전반적인 경영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태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