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3월 6일(15:19)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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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주요 은행들이 자본확충을 위한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발행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시장금리 덕에 낮은 금리로 코코본드를 발행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6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전북은행은 이달 800억원 규모 코코본드를 발행할 예정이다. 전북은행이 코코본드를 발행하는 것은 지난해 10월(1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서 발행한 코코본드와 발행 조건은 같다. 10년 만기 후순위채에 '상각' 조건을 붙인 '후순위채형'코코본드다.
이번 코코본드 신용등급은 AA-급으로 기존 전북은행 신용등급(AA+)보다 2단계 낮게 평가됐다.
코코본드는 바젤Ⅲ 체제에서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채권이다. 이 채권은 특정 조건(부실금융기관 지정 등)이 발생하면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상각'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 형태는 부채(채권)이지만 자본(주식)으로 취급할 수 있는 신종 금융상품이다. 다만 실제로 상각 조건이 발생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금 전액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위험이 큰 투자상품에 속한다.
투자위험이 큰 만큼 발행하는 금융기관이 투자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이자도 다른 채권에 비해 높은 편이다. 코코본드 발행금리는 시장금리 수준에 따라 변하는데, 최근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 금융권에서는 최근 시점을 낮은 금리로 코코본드를 발행할 수 있는 적기로 보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상반기까지 금융권을 중심으로 코코본드 발행 시도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부산은행이 올해 금융권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코코본드 발행 테이프를 끊었다. 지난달 25일 10년 만기 후순위채형 코코본드 1000억원을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발행 금리는 3.05%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같은 조건으로 발행했던 코코본드 발행금리(3.564%)보다 무려 0.514%(51.4bp) 낮았다.
최근에는 IBK기업은행이 4000억원 규모 코코본드 발행 계획을 알렸다. 부산은행과 전북은행 코코본드와 달리 IBK기업은행은 30년 만기인 영구채에 상각 조건을 붙인 '신종자본증권형'을 선택했다.
지난해까지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우리은행과 농협은행 등 시중은행과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JB금융지주와 전북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 등 지방은행이 코코본드를 발행했다.
올해에는 신한금융도 코코본드 발행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오는 25일 주주총회를 열어 정관에 코코본드를 발행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할 예정이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국내에 바젤Ⅲ가 정착함에 따라 금융기관들이 올해 만기 도래하는 후순위채를 본격적으로 코코본드를 발행해 상환(차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은행권에서 코코본드를 집중적으로 발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코코본드 발행규모를 4조~6조원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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