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포털 사이트에 개설된 팬오션 소액주주 권리 찾기 카페에는 얼마 안 되는 지분이라도 모아 주식 위임 행렬에 보태려는 개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24일 팬오션 소액주주 권리 찾기 카페의 대표는 온라인상으로 주식 위임 의사를 밝힌 주주들이 현재까지 2000명을 웃돌고, 주식 수도 3800만주가 넘었다고 밝혔다. 팬오션 인수자인 하림그룹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법원에 제출할 변경회생계획안(이하 변경안)에 감자안을 포함시키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며 소액주주들이 변경안을 부결시키려 힘을 합친 것이다.
지금까지 모은 주식 수는 팬오션 총주식 2억1500만주의 약 17.7%에 달해 불과 20일 만에 최대주주 지분율까지 앞지르게 됐다. 그야말로 '티끌 모아 태산'인 셈이다. 팬오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보유한 주식은 약 2790만주로 지분율이 13.0%에 그친다.
이들은 만약 팬오션이 제출할 변경안에 감자안이 포함될 경우 소액주주들만 주가 하락에 따른 피해를 일방적으로 떠안을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미 지난 2일 하림그룹이 팬오션의 회생채무 1조3000억원을 조기 상환하는 과정에서 기존 주주에 대한 감자까지 진행할 수 있다는 소식에 팬오션 주가는 하한가를 친 바 있다.
카페 대표는 "팬오션이 부실화하면서 이미 한 차례 20대1 무상감자가 이뤄졌고, 하림그룹으로 매각 당시에도 장부가 6000원이 넘는 주식을 2500원에 헐값으로 팔아 지분 가치가 희석되는 사실상의 감자가 진행됐다고 본다"며 "또다시 무상감자가 변경안에 포함되는 것은 그동안 기업회생을 위해 손실을 감내했던 주주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으로 손놓고 있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추가적인 부채 탕감과 무상감자는 팬오션 인수자인 하림그룹에만 이득이 된다는 설명이다. 소액주주들은 다음달 중순까지 제출될 변경안에 감자가 포함되면 정식으로 주식 위임을 통해 부결을 시도하고, 수정안에서도 빠지지 않을 경우 민·형사 소송을 통해 팬오션과 하림의 본계약을 무산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개미들이 회사를 상대로 힘을 모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일 삼환기업 소액주주들은 노조와 함께 주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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