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에 주식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대규모 이란 수주시장이 다시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일면서 건설주가 급등했다.
3일 오후 1시 유가증권시장에서 대림산업 주가는 전날보다 3.43% 급등한 6만6300원을 기록하고 있다. GS건설과 현대건설도 각각 전날보다 4.22%, 2.44% 오른 3만900원과 5만4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란이 핵개발 활동을 중단하기로 잠정 합의하면서 조만간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도 풀릴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제재로 인해 수주가 막히기 직전까지 이란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온 대림산업, GS건설, 현대건설 등의 발주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 덕분이다. 이들 업체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전인 이란 사우스파(South Pars) 개발산업 전 단계에 참여한 전력도 있다.
백강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이란지역 예상 발주액은 60조원에 이를 전망”이라며 “과거 이력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해외 발주 특성상 2003년 이후 이란 프로젝트 독식했던 대림산업이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승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축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이란이 6월 이후 원유 수출을 재개하면 석유 플랜트 등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여 중장기적 수혜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수출 재개시 이란산 원유가 쏟아져 나와 국제 유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은 정유·화학주에 부담 요인이다. 아울러 그간 속도를 내지 못했던 이란 정부의 석유화학업체 육성이 본격화되면 글로벌 시장의 경쟁이 심화될 염려도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값싼 이란산 원유가 사우디산 원유와 판가 경쟁을 벌일 경우 국내 업체의 원가가 절약되는 측면도 있어 섣불리 기업가치에 미칠 영향을 단정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작년 이란산 원유를 도입한 정유업체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이날 1시 전날보다 3.0% 오르고 있다. S-Oil(1.19%) 한화케미칼(1.79%) 롯데케미칼(1.62
한편 이란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에 납품 경력이 있는 에너지플랜트 기업 웰크론강원도 수혜주로 꼽히며 이날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웰크론강원은 2012년까지 주요 수출처가 이란이었으나, 금융제재로 이란발 수주가 급감하며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던 바 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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