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열리는 가운데 한은이 제시할 올해 경제전망 수정치가 어떻게 나올지 5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은이 경제 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의 하향조정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3%대에 턱걸이하는 수준으로 낮아지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심지어 일각에선 2%대로 추락할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도 경기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기준금리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한은이 올해 성장률과 물가가 애초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해 선제적 대응 조치로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2.00%에서 1.75%로 내린 만큼 이번에는 동결 쪽에 상대적으로 무게가 실리기 때문이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3월 기준금리 인하와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확대의 이유로 "성장과 물가가 당초 전망 경로를 상당폭 하회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설명했다.
4월 경제전망 수정치에서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낮출 것임을 예고한 셈. 문제는 얼마나 하향 조정할지다.
한은은 작년 4월 올해 성장률로 4.2%를 제시했다가 4.0%(7월)→3.9%(10월)→3.4%(올해 1월)로 연이어 낮췄다.
이번에 다시 하향 조정이 예상되는 이유는 올 1분기 경제가 소비를 중심으로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은의 성장률 수정 전망치는 3.1% 전후에서 3%대에 턱걸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는 정부가 최근 강조하는 대로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 거래가 활발해진 점과 성장률 전망치를 3.8%로 유지하는 정부의 경기 회복 의지도 반영됐다.
그러나 최근 상황만 놓고 보면 올해 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관측도 나온다.
대부분 투자은행(IB)들은 아직 3%대 성장률을 내다보고 있지만 지난달 초순 노무라는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5%로 낮춰 주요 IB로는 처음으로 2%대 성장률을 제시했다. BNP파리바도 최근 2.7%를 예상했다.
물가 전망치 하향 조정폭은 더 클 전망이다. 한은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9%이지만 노무라와 BNP파리바는 각각 0.8%를 제시했고, 블룸버그가 집계한 30여 IB의 전망치 평균은 1.1%에 불과하다.
이달 기준금리는 일단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다.
무엇보다 성장률 하향조정에 대비해 이미 3월에 기준금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등 극히 예외적인 시기를 제외하고는 한은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조정한 적이 없다. 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 반응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고채 3년물은 지난 3일 현재 연 1.714%로 기준금리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소수론이기는 하지만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될 것으로 보는 증권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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