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기조로 은행들의 시장조달 금리가 낮아지면서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의 고정금리 기준이율이 변동금리보다 낮아지는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통상 변동금리 대출의 적용금리가 고정금리 대출의 경우보다 낮은 편이지만, 5년 이하의 신용대출을 받는 고객들은 당장은 고정금리 대출을 받는 게 유리해진 셈이다.
9일 시중은행들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대출 고정금리 기준요율(5년 고정혼합형 기준)은 지난해 12월 2.56%에서 지난달 2.20%, 이달 9일 기준 1.95%로 1%대에 진입했다. 같은 기간 변동금리의 기준요율 격인 코픽스 신규취급액(6개월 기준) 기준금리가 2.17%에서 2.08, 2.03%로 떨어졌다. 이달 들어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역전현상이 발생한 셈이다.신한은행도 이 기간 고정금리 기준요율이 2.49%에서 1.98%로 1%대에 진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기준금리 인하와 국고채 금리 하락 등 대출자금용 조달비용이 낮아지면서 고정금리도 이례적으로 낮다”며 “3개월·6개월 단위로 체감하게 되는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의 반영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역전현상이 생겨난 것”이라고 전했다.
고정금리가 유지되는 기간이 5년을 넘어설 경우 장기자금 조달에 따른 비용 상승으로 여전히 고정금리가 높은 편이지만 5년 이하의 기간에 신용대출을 받는 경우 현재로선 고정금리 대출이 유리할 수 있다고 은행 여신담당 관계자들은 조언했다.
상환기간이 최고 30년에 달하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에도 실제 고객이 부담하는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를 밑돌고 있다. KB국민은행의 대표적인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포유(For You) 장기대출’ 상품(5년 고정혼합형)의 실제 적용금리는 2.95~4.0%로 이 은행의 변동금리 상품(코픽스 신규취급액·6개월 기준) 적용금리(3.12~4.22%)보다 0.2%포인트가량 저렴하다.
변동금리 상품의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출연료가 전체 대출금의 0.26%가량으로 고정금리(0.09%)보다 높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마진을 제외한 고정금리 기준이율이 점차 떨어지면서 상환기간이 10년을 넘는
그러나 국민은행 관계자는 “당장의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다고 해서 반드시 고정금리를 택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특히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중장기적인 금리 전망에 따라 변동·고정 여부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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