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빌라·연립 매매거래량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빌라 수요가 늘면서 작년 12월부터 최근까지 매달 3.3㎡당 매매가가 100만원이상씩 올라 최근 신규 분양가가 보통 3.3㎡당 1700만~1800만원 수준입니다.”(강동구 천호동 독도부동산 이승연 대표)
강동구 다세대·연립이 귀하신 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고덕지구에 재건축 이주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전셋집을 구하다 지친 일부 세입자들이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빌라 구입에 나서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1%대로 떨어지면서 대출이자 비용이 이전보다 줄어든 것도 빌라 매수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전해지고 있다.
강동구 다세대·연립 매매거래량은 지난 2월부터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작년 10월 151건이 매매된 후 11월 143건, 12월 109건으로 거래량이 줄곧 줄어 내리막길을 걷다가 올 2월 182건, 3월 320건으로 거래량이 한 달 새 거의 2배가량 급증했다. 특히 3월 거래량은 2006년 12월(572건) 이후 약 9년만에 월거래량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수 수요가 늘면서 강동구 다세대·연립 몸값도 뛰었다. 암사동 473-7에 소재한 현진빌리지 전용 44㎡가 지난 4월 초 2억3000만원에 팔렸다. 작년 10월까지만 해도 2억900만원에 실거래됐다. 상일동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는 “상일동 176 효성빌라 전용 84㎡ 매매가도 한 달 새 약 1000만원 올라 5억5000만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길동 380-4 우성하이츠 전용 84㎡ 매매가도 작년 10월 2억6000만원에 실거래됐으나 최근 2억8000만원에 거래된다. 명일동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는 “명일동 349-4 동은아트빌2차 전용 55㎡ 매매가도 작년 말대비 600여만원 올라 2억4000만원선”이라고 밝혔다.
강동구에서는 다세대·연립의 신규 분양도 호황이다. 이승연 독도부동산 대표는 “1년이 지나도 분양이 안 되던 신축 빌라들도 작년 말부터 잘 팔린다”며 “최근 들어 강동 지역 대부분의 신축 빌라 분양이 한두 달 안에 끝날 정도로 빌라 매수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강동구 다세대·연립이 인기가 많아진 건 고덕지구 재건축에 따른 이주가 몰린 영향이 컸다. 강동구 고덕지구는 재건축으로 지난 3월 이주를 시작한 고덕주공2단지(2600가구), 이주 막바지인 고덕주공4단지(410가구), 한창 이주 중인 명일 삼익1차(1560가구) 등으로 전세난에 몸살을 앓고 있다. 여기에 올해 안에 고덕주공3단지(2580가구)와 내년 봄쯤 고덕주공7단지(890가구)도 이주에 나설 예정이라 전세난이 가중될 전망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아파트 전세금은 날이 갈수록 치솟는 반면 대출금리는 작년보다 낮아져 빌라 매입으로 선회하는 실수요자가 늘고 있다”며 “강동 다세대
고종옥 베스트하우스 대표도 “아파트가 들어서는 곳에는 주변에 학교 등 각종 인프라가 들어서고 상권도 형성되지만 빌라가 생기는 곳은 몇 동 지어진다고 주변 상권이 확 바뀌진 않기에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수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