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등 호재에 힘입어 증권사의 1분기 실적이 6년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심지어 일부 증권사는 지난해 반년치 농사를 1분기에 거둬들이면서 수익성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으로 회복했다. 다만 금리 인하라는 외부요인이 실적을 끌어올린 만큼 시장 변화에 따라 2분기 실적은 기대치에 못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이 58개 증권사의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총 9760억원을 기록하며 200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분기와 비교할 경우186.5%가 늘어난 수준이다.
금리 하락 추세에 따른 채권 관련 이익이 5807억원 늘었고, 증시거래대금이 늘면서 수탁수수료수익도 1398억원 급증했다. 또한 지난해 진행한 구조조정으로 인해 판관비를 절감한 효과도 반영됐다.
같은 기간 흑자 회사가 9개 늘어나면서 총 58개 기업 중에서 50개 기업이 수익을 거뒀다. 총 흑자규모는 9861억원에 이른다. 8개사는 적자를 기록해 총 101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둔 증권사는 KDB대우증권으로 11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총 수익이 2058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반년치 수익을 1분기에 거둬들인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은 951억원, NH투자증권은 844억원을 기록했다.
금감원 측은 “주식·채권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수익이 늘었다”며 “주식 거래대금이 확대되면서 위탁 매매 이익도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2분기 실적에 눈을 돌리고 있다. 1분기 ‘깜짝실적’을 거둔 만큼 기대치가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금리 추가 인하가 가시화 되지 않을 경우 실적 개선은 한풀 꺾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수익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기매매 이익은 금리 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변동하기 때문이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15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 동결을 결정하면서 ’경기 개선 신호‘를 언급했다”며 “금리 인하 기대감이 희석되면서 증권업종 실적 개선 기대감이 꺾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형사들은 금리 상승에 대비해 자금 회수 기간인 듀레이션을 연초 대비 줄
그래서인지 주식시장에서도 승승장구하던 증권주 주가도 한풀 꺾였다. 금통위가 지난달부터 2달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을 하자 증권업종지수가 반락한 것이다. 증권업종지수는 지난달 14일 1만5850포인트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1만2850포인트까지 내려왔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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