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보다 낮은 목표가를 제시하는 증권사 리포트가 속속 나오고 있다. 투자의견을 조정하지 않되 목표주가를 현재 주가보다 낮게 유지해 사실상의 매도 의견을 내놓는 것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부증권, HMC투자증권, 현대증권 등은 이달 들어 일부 종목에 대해 현재 주가보다 낮은 수준의 목표가를 내놨다.
매도 의견을 내기 쉽지 않은 국내 증권업계의 특성을 감안하면 투자의견 ‘중립(Hold)’이나 ‘시장수익률(Marketperform)’로 포장한 ‘매도’ 리포트가 나오고 있는 셈이다.
동부증권은 지난 12일 에이블씨엔씨에 대해 올해 매출성장을 이끌 원동력이 부족하다며 투자의견 ‘중립’, 목표가 2만5000원을 유지했다. 전날 에이블씨엔씨의 종가는 2만7550원으로 사실상 ‘팔라’는 조언을 내놨다. 에이블씨엔씨는 리포트 발간 후 낙폭을 더 늘려 결국 이날 2만5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현대증권은 전날 하이트진로와 농심의 목표주가를 현 주가보다 낮은 수준에서 설정한 리포트를 냈다. 특히 하이트진로에 대해서는 본질적인 기업가치 회복이 이르다는 이유로 목표가 2만1000원을 제시했다. 전날 하이트진로의 종가는 2만3150원으로 목표가보다 9% 이상 높았다.
빙과업체 빙그레에 대해도 시장가를 밑도는 목표가가 줄을 잇고 있다. 이익이 정체되고 있어 아직 실적 개선을 확신할 수 없다는 분석에서다. HMC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빙그레의 목표가를 각각 8만5000원과 8만2000원으로 밝혔다. 이는 리포트 발간 당시 주가 뿐 아니라 이날 종가인 8만730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연초부터 매도 리포트 활성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자본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내 증권사들도 과감한 매도 리포트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금투협은 오는 29일부터 증권사의 투자의견 공시 제도를 도입해 매도 리포트 발간을 유도할 방침이다.
‘사실상’ 매도 의견과 다름없는 리포트와 관련, 금융투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