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증시의 ‘원 투 펀치’로 불리는 현대차가 전날에 이어 신저가를 다시 썼다. 장중 시가총액 4위까지 밀리는 굴욕도 맛 봤다. 증시 전문가들은 6월 차 판매 지표, 중간배당 발표 등을 지켜보면서 신중히 접근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3일 오전 11시 15분 현재 현대차는 전일대비 2500원(1.81%) 내린 13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10.36%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주가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현대차는 이날 장중 13만2000원까지 떨어지며 전날에 이어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또 장 초반에는 한국전력에 시가총액 3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현재 현대차 주가는 지난해 6월 22만7000원에서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지난 1일 발표된 5월 차 판매 실적은 현대차 주가 급락의 도화선이 됐다. 지난 5월 현대차의 내수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8.2% 감소했고 수출 판매도 5.9%나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부터 신차효과가 반영돼 판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4월에 이어 5월에도 판매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특히 중국시장에서의 부진은 현대차의 성장성과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을 부각시키고 있다.
박인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신구형 모델 병행판매와 한발 늦은 신차투입 등 중국 전략은 전면 재고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며 “지금은 현대차그룹의 근본적인 판매 경쟁력에 대해 의구심이 커지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또 주가연계증권(ELS)발 수급 우려도 현대차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대차 주가가 14만원대 아래로 내려오면서 지난해 하반기 현대차 주가가 24만~26만원일 때 발행된 ELS 중 상당수가 기준가의 60% 수준인 원금손실(Knock-in)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해당 종목이 낙인 구간에 들어서면 증권사가 보유했던 물량이 시장에 출회되기 때문에 주가 하락이 더욱 가속화된다.
지난 2일 시작된 임금단체협상도 통상임금 등의 문제로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대세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의 주가 하락이 본원적 경쟁력에 대한 의문부호에서 시작된 만큼 단기적인 반응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6월 판매 지표와 중간 배당 발표가 단기적으로는 주가 회복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올 6월은 전년도보다 영업일수가 이틀 가량 늘어나는 만큼 4, 5월의 판매 부족분을 어느 정도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 또 현대차가 연초에 배당확대와 중간배당 실시를 공언했기 때문에 사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당장 판매 부진과 노조 이슈 등의 우려로 자동차 업종의 주가 상승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임단협이 마무리되고 신차 출시 후 판매 증가가 가시화되는 3분기 이후에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권한다”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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