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국내 증시의 큰 변수로 떠올랐다. 메르스 확산 우려가 여행·레저, 화장품주 등을 쥐고 흔들었고 백신 관련주는 며칠 사이 천국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메르스 여파가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서도 대체로 일시적 충격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았다. 기업 자체의 성장 동력과 무관한 외부 이슈인만큼 단기 악재로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 “최악의 경우에는 6% 이상 하락할 수도”
3일 국내에서 확진된 메르스 환자만 30명으로 늘었고 격리 대상자 또한 1300명을 넘어섰다. 새로 추가된 한자 3명 가운데 1명은 3차 감염자다. 이로써 3차 감염자는 총 3명으로 확인됐다.
3차 감염이 지금 수준보다 더 확대될 경우 주가의 단기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메르스 3차 감염 확대를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정하고 있다. 메르스 영향으로 해외 관광객이 감소하고 국내 소비심리마저 위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 신종플루와 에볼라 바이러스와 같이 추가 확산이 차단돼 일시적 우려에 그칠 경우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중증호흡기증후군(사스·SARS) 확산 당시 진원지였던 홍콩 만큼 국내에서 메르스 확산 우려가 커질 경우, 국내 증시 또한 당시 홍콩과 중국의 일시적 주가 하락폭인 6% 이상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지나친 공포 심리 조성은 경계했다.
김 연구원은 “이미 최근 고점 대비 3% 가량 하락한 만큼 추가로 하락하더라도 2% 안팎에서 그칠 것”이라며 “과거 사스와 신종플루 확산 당시에도 국내 증시는 경기 사이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 상승세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 일시적 외부 충격 불과…저가 매수 고려
증권업계에서는 앞으로 1~2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대부분 메르스가 일시적인 외부 충격에 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과거 사스와 신종플루 발병에 따른 충격은 제한적이었고,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에도 국내 증시는 미국 경제지표 개선에 더욱 집중하며 상승했기 때문이다. 전염병에 영향을 받는 유통, 호텔, 여행 등 업종 또한 일시적인 하락에 그쳤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전염병은 글로벌 경제에 수요 충격을 주는 구조적인 요인이 아니다”라면서 “메르스로 코스피가 크게 하락한다면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저가 매수가 몰리면서 전날 8% 넘게 떨어졌던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이날 일제히 반등에 성공했다. 장 중 8% 이상 치솟았던 하나투어는 1.77% 오른 채 마감했다. 모두투어는 6.20% 상승했다.
고 연구원은 “메르스 수혜주보다는 최근 메르스 우려로 하락한 화장품, 여행, 호텔·레저에 대한 저가 매수 타이밍을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과거 사례로 보아 이들 기업은 일시적 충격 이후 주가가 회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메르스가 국내외 경제와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며 “중장기 관점에서는 추가 하락 시 비중 확대 전략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과거 주요 인플루엔자의 유행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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