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2010년 금호그룹 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 중 취득하게 된 금호석유화학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산업은행은 5년 만에 투자금을 2배로 늘려 회수했다.
3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장 마감 이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금호석화 주식 428만1715주(지분율 14.05%)를 매각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 도이치증권, KDB대우증권이 매각 주간사로 나섰다. 이번에 매각되는 지분 가치는 이날 종가(8만2700원) 기준 3541억원이다.
매각 가격은 주당 7만5700~7만9000원으로 이날 종가 대비 4.5~8.5% 할인율을 적용했다. 이번에 매각된 산은 보유 지분은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이 인수했다. 산업은행은 이번 매각으로 3000억원 초반대 현금을 확보했다. 이는 지분 인수 가격 대비 2배에 이르는 액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매각 타이밍을 조율하던 중 주가가 적정 수준이라고 판단해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 주가는 최근 2년간 8만~9만원 사이에서 횡보를 거듭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측은 산업은행 보유 지분에 대해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었지만 이를 행사하지 않았다. 3000억원을 웃도는 지분 가격은 박 회장 개인이 인수하기엔 쉽지 않은 액수였다.
이번 블록딜 완료에도 금호석유화학 경영권에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지분 24.4%를 보유한 박 회장 측 최대주주 위상에 큰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연금(7.33%)이 박 회장 측에 이어 2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이번 딜은 2010년 금호그룹 워크아웃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5월 주채권은행이던 산업은행은 금호석유화학에 대한 자금 지원 차원에서 전환사채(CB) 1598억원어치를 매입했다. 이후 한 달 뒤 산업은행은 금호석유화학과 경영 정상화 계획 이행약정을 체결했다.
이후 금호석유화학 주가는 '차화정' 장세에 편승해 파죽지세로 오름세를 지속하며 1년2개월 뒤인 2011년 7월 장중 25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때를 정점으로
산은은 2011년 말 전환권을 행사해 주당 3만9657원에 금호산업 주식을 취득했다.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당시 전환가는 현 주가 대비 절반도 안 되는 액수다. 이후 금호석유화학은 2012년 12월 경영 정상화 약정을 졸업했다.
▶레이더M(RaytheM.kr) 보도
[오수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