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금융 잘했어요" 임종룡 위원장, KB銀 우수지점 방문 임종룡 금융위원장(오른쪽)이 8일 KB국민은행 내 기술금융 실적 1위인 구로동 종합금융센터를 방문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기술금융창구 직원들을 격려했다. [사진 제공 = 금융위원회] |
기술금융은 기존 대출 위주에서 투자영역으로 확대되며, 기후 변화와 원자력 등 혁신기술에 대한 금융 지원도 늘어난다. 기술금융이란 대출심사를 할 때 재무제표와 신용도뿐만 아니라 기술력도 평가에 반영하는 금융 지원 방식을 말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8일 기술금융 우수 지점으로 선정된 KB국민은행 구로동 종합금융센터를 찾아 "2018년에는 국내 중소 법인 대출 중 3분의 1 수준인 약 100조원이 기술금융을 통해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위원장은 "이제 은행권 내 양적 경쟁을 줄이고 내실화를 해야 한다"며 "(창업)초기 기업과 우수 기술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신용대출을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설립된 지 7년이 안 되고 매출액 100억원 이하인 초기 기업에 대한 지원을 집중하겠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기술신용대출 실적(TECH) 평가에 초기 기업 항목을 추가한다. 또 기술등급이 높은 기업을 지원할수록 TECH 평가에 가중치를 줘 은행이 우수 기술기업 발굴과 자금 지원 확대에 나서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신용대출에 대한 평가 비중도 높이기로 했다. 신생·우수 기술 보유 기업은 '우선평가'를 신청하면 기술평가서를 현행보다 한 달 이상 빠른 15일 이내에 받을 수 있게 된다.
임 위원장은 "은행 스스로 자체적인 기술평가 시스템을 안착시키는 데 역량을 집중하라"는 주문도 했다. 금융위는 7월 중 은행권 자체 평가를 단계적으로 인정하는 내용을 담은 '기술신용대출 정착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같은 정부 방침에 은행권은 자체 TCB 평가역량을 키울 채비를 하고 있다.
창업 초기 기업은 모험자본 투자를 받기 쉬워질 전망이다. 정부가 엔젤과 벤처캐피털(VC)이 창업 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맞춤형 기술신용평가(TCB) 모형을 개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같은 민간 모험자본 투자가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정책금융기관 중심으로 '기술가치평가 투자펀드'를 올해 3000억원 규모로 조성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우수한 지식재산권(IP)을 발굴해 투자하는 1000억원 규모 'IP투자펀드'를 이달 안에 만든다. 이처럼 기술금융이 대출에서 투자영역에 발을 들이게 되면 기후 변화나 원자력과 같은 고부가가치 기술을 보유한 기업도 수혜를 보게 될 전망이다.
정부는 기술기업이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발행할 때 TCB 평가를 반영해 발행 금리를 차등화하는 방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저축은행과 캐피털도 TCB 평가서를 활용하고, 정부 사업에 TCB 평가서 활용을 확대해 많은 기업이 TCB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손병두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이르면 2020년부터 기술력 심사를 중소기업 대출 전반에 적용하는 은행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소기업 자금 조달에서 투자 비중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기술금
'기술금융 급증으로 인해 은행 부실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염려에 대해 임 위원장은 "재무제표와 담보만으로 여신을 집행하던 기존 관행을 벗어나 기술력이라는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게 되면 은행 건전성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반박했다.
[이유섭 기자 /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