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이 중국 본토 증시(A주)를 신흥시장(EMI) 지수에 편입하는 방안을 보류하면서 반사적으로 우리 증시의 투자심리 개선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시장은 당초 중국A주가 EMI지수에 포함될 경우 한국증시의 외국인 자금이 일부 중국 시장으로 이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MSCI가 중국A주의 편입을 미루면서 내년 6월 예정된 정기 심사까지 외국인 자금 이탈에 대한 불안감이 다소 가라앉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A주는 외국인 투자 제한과 자본 이동 관련 규제가 개선되지 못했다는 평가 때문에 EMI 지수 편입이 불발됐다. 지난 2013년과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 3번째 도전이었지만 시장 개방성과 투명성에 대한 불안감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이에 따라 중국A주의 MSCI 편입 불발이 한국증시에는 단기적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투자업계는 당초 중국이 신흥시장으로 분류되면 글로벌 주식형 펀드가 자산을 재조정하면서 한국증시의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것으로 판단했다. 중국A주가 EMI에 5% 편입될 경우, 국내증시에서는 최대 6조원의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란 우려가 짙다. 심지어 중국증시가 100% 편입되면 약 10년간 최대 87조원의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편입이 불발되면서 그동안 수급 불안을 야기한 주요 요인 중 한 부분이 일단 해소됐다. 이는 결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제 수급 상 변동은 없는 셈”이라며 “국내 증시의 투자 심리를 일부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정숙 현대증권 연구원도 “국내에서의 자금 유출 악재가 해소됐다”며 “연내에 중국A주 편입이 확정돼도 5% 부분 편입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MSCI가 중국 증시의 접근성 이슈가 해결된다면 내년 정기 변경 이전에 지수에 편입하겠다고 밝혀 오히려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의견도 있다. 중국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유동성 공급이 제한됐다는 측면에서 중국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 수급부담은 지난해 로드맵보다 훨씬 커진 수준”이라면서도 “한국증시의 비중축소 요인은 현 가격에 일정 부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MSCI 로드맵에 따르면 중국A주가 5% 편입될 경우, 한국증시 비중은 0.2
한편 한국증시는 지난해 6월 선진국 승격 검토 대상인 ‘와치 리스트(Watch list)’에서 제외된 후 지위에 변화가 없다. 선진국 승격은 와치 리스트에 포함된 이후에 본격적인 승인 검토 작업이 이뤄진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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