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경제적 결정권을 쥔다는 ‘위미노믹스(Womenomics)’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경제가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삶의 질과 관련된 지출이 늘고 관련 기업의 실적도 이에 따라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 국내증시에서는 화장품·헬스케어와 같은 소비주가 시장을 이끌어왔다. 모두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결정권이 있는 업종들이다. 올들어 시가총액 16위에서 8위로 올라서며 상승을 거듭한 아모레퍼시픽부터 상반기 가짜 백수오 논란으로 추락한 내츄럴엔도텍까지 모두 여성 소비와 관련된 종목이다.
정작 이들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매니저 가운데서는 여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남성 인구의 비중이 높은 자본시장에서 특히 매니저의 세계에서는 여성이 극히 드물다.
매일경제 펀드팀은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고 있는 여성 펀드매니저들을 한자리에 모아 국내 시장의 앞날과 성공적인 투자전략에 대해 들어보았다.
서울대 투자동아리 출신의 8년차 매니저로 한국투자패스파인더펀드를 운용 중인 안세윤 한국투자신탁운용 코어운용부문 대리, 채권운용 14년차로 기관투자가 자금을 운용 중인 조은형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팀장,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의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현재 KB스타적립식펀드와 기관자금 운용을 맡고 있는 조지현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차장 등 운용업계의 주목받는 여성매니저 3인방이 함께 했다.
이들은 소비주와 콘텐츠·헬스케어 등 새로운 성장산업이 시장의 미래라고 입을 모았다.
조지현 차장은 “최근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인 것은 저성장 시대에 더 이상 거대한 고정자산을 가진 기업들의 경쟁력이 없음을 방증하고 있다”며 “빨라지는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고정자산이 아닌 아이디어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콘텐츠·미용 등의 업종이 국내외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리는 “국내 증시를 이끈 중국 소비트렌드가 양에서 질로 성숙되면서 중국 수혜주의 범위도 달라질 것”이라며 “건강과 여가생활에 관심을 돌리면서 헬스케어 등의 업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반기 시장은 중소형주 대신 대형주의 매력이 더 크다고 전망했다.
5월부터 펀드에서 중소형주 비중을 줄이기 시작했다는 안 대리는 “고점 신호가 나타나는 헬스케어 업종을 비롯해 일부 중소형주들이 실적에서 실망감을 주면서 중소형주 내에서도 종목 선별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실적이 시장전망치(컨센서스)를 충족하거나 상회하는 대형주의 경우 가격적인 면에서도 중소형주보다는 더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조 차장은 “증시의 가격제한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되면서 실적이 받쳐주느냐의 여부에 따라 중소형주의 차별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일부 자금이 대형주로 넘어오면서 시장의 균형이 되돌아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인상을 앞둔 채권시장의 앞날에 대해서는 시장이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이 나왔다.
조은형 팀장은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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