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분석 / 코스닥 ◆
한 해 평균 3~4곳에 불과했던 기술특례 상장 기업이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기술은 뛰어나지만 적자라 상장하지 못하는 기업들을 위해 도입된 '기술성장 기업 상장특례' 제도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한국거래소는 올해 초 코스닥시장본부에 기술기업상장부를 따로 신설하고 문호를 활짝 열었다.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은 "올해 20여 업체가 기술특례를 통한 상장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기술성평가 기관도 새롭게 지정하고 평가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도 줄어든 만큼 제도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제도는 2005년 처음 도입돼 적자 벤처기업들을 위한 코스닥시장 상장 루트로 자리매김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코스닥에 상장된 기술특례 상장 기업은 총 16곳이다. 26일 상장을 앞두고 있는 코아스템까지 합하면 총 17곳이다. 도입 초기(2005년 12월~2006년 1월) 상장한 '제1기 기술특례 기업'이 3곳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년 새 약 5배 증가했다.
적자 기업들이 활용하는 제도인 만큼 상장사 개수는 큰 폭으로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바이오주 강세 흐름 속에서 이들의 시가총액 증가폭은 한눈에도 두드러진다.
1기 기업인 바이로메드, 바이오니아, 크리스탈지노믹스가 상장했던 도입 초기에는 기술특례 기업들의 전체 시가총액은 3608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재 16개 회사들의 시가총액은 7조7298억원으로 10년 새 무려 20.4배나 성장했다. 코스닥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도 2005년 0.5%에서 현재 3.9%로 크게 확대됐다.
상장 기업들의 숫자가 꾸준히 늘고 국내외에서 바이오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술성장 기업들의 시가총액도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적자 상태에서 상장한 기업들임에도 지난 10년간 상장폐지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박웅갑 한국거래소 기술기업심사부장은 "기술특례 제도가 기술력은 있지만 적자인 바이오 기업들의 성장에 큰 역할을 해왔다"면서 "적자 기업을 상장시키는 제도인 만큼 사전에 레퍼런스 체크 등을 꼼꼼하게 하기 때문에 상장폐지된 곳이 단 한 곳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1년 상장한 유전자시약 업체인 인트론바이오도 시가총액이 상장일 559억원에서 현재 9050억원으로 1519%나 불어났다. 이 밖에 2013년 코스닥에 입성한 특수효소 업체인 아미코젠 시가총액이 1031억원에서 9380억원으로 810% 증가했고, 2009년 상장한 항체융합 단백질 치료제 개발업체인 제넥신도 1086억원에서 9109억원으로 739% 불어났다.
기술성장 기업들의 평균 시가총액 증가율은 432%에 달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에 상장된 바이오 업종(적자 기업 제외)의 평균 PER(3월 31일 기준)는
박웅갑 부장은 "미국의 대표적인 바이오 펀드인 '아이셰어(iShare) 나스닥 바이오테크 상장지수펀드(ETF)'와 비교해도 코스닥이 더 높은 수준"이라면서 "해외시장과 경쟁했을 때 기술력 있는 기업들을 유치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다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