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9거래일만에 2090선을 탈환했다.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막바지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6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5.20포인트(0.25%) 오른 2090.26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뉴욕 증시는 그리스와 채권단의 협상이 결렬됐다는 소식에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국내 증시도 이 같은 불확실성을 반영하며 약세 출발했으나 금세 낙폭을 회복, 상승으로 방향을 틀었다.
투자자들은 정부가 전날 15조원 이상의 추경을 편성,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에 더해 장 초반 ‘팔자’에 나섰던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지수를 밀어올렸다.
다만 잔존하는 그리스 우려와 장 중 매도로 전환한 개인투자자 등이 지수의 오름폭을 제한했다.
외국인은 648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사흘째 ‘사자’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은 167억원, 기관은 372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매도가 우세해 총 847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업종별로는 화학, 의약품, 전기전자, 운송장비, 유통업, 건설업, 금융업, 은행, 보험, 서비스업, 제조업은 올랐으나 음식료품, 섬유의복, 종이목재, 비금속광물, 철강금속, 기계, 의료정밀, 전기가스업, 운수창고, 통신업, 증권은 하락을 면치 못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SK하이닉스, SK텔레콤, POSCO를 제외한 대부분 종목이 올랐다. SK하이닉스는 경쟁사인 마이크론의 실적이 부진하다는 소식이 반도체 업황 전체에 대한 우려로 번지며 2.55% 내렸다. 아모레퍼시픽은 4.26% 올라 두드러진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밖에 제약주의 상승폭이 컸다. 일동제약이 고혈압 및 고지혈증 신약 허가를 받고 발매 준비를 시작했다는 소식에 22.78% 급등했다.
유나이티드제약은 개량신약 2개제품(클란자CR정,실로스탄CR정)이 중국 내 판매를 위한 임상허가 승인을 대기하고 있다는 소식에 9.55% 올랐다. 삼성제약 또한 젬백스가 개발한 췌장암치료백신 ‘리아백스’주의 국내 출시 기대감에 6.41% 뛰었다.
이날 임시 주주총회에서 SK C&C와의 합병안이 통과된 SK는 1.77% 올랐다. 이날 상승 종목 수는 상한가 6종목을 포함해 290개, 하락 종목 수는 518개였다.
코스닥은 그 동안 이어왔던 상승 랠리를 멈춰 9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3.16포인트(0.42%) 내린 750.50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361억원 어치를 팔아치운 가운데 기타법인도 85억원의 매도 물량을 보태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429억원, 기관은 27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에서는 대장주인 셀트리온과 파라다이스, 코미팜이 일제히 2%대 하락했다. 메디톡스는 0.78% 떨어졌다. 산성앨엔에스는 자회사인 프로스테믹스의 상장 기대감에 4.35% 올랐고 다음카카오, 동서, CJ E&M, 바이로메드도 상승했다.
이날 상장한 줄기세포 치료제 전문기업 코아스템은 공모가 2배 수준인 3만2000원으로 개장한 뒤 상한가로 직행, 30.00% 오른 4만1600원을 마감까지 유지했다. 함께 상장한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에스엔텍 역시 30.00% 급등한 1만3000원을 찍었다.
내츄럴엔도텍은 ‘가짜 백수오’와 관련해 검찰의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는 소식에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해 2만11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승 종목 수는 상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약, 바이오 등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크게 나타난 가운데 환율이 오르면서 대형주들이 회복세를 나타냈다”면서 “특히 전날 발표된 추경과 금융개혁 완화 등이 투자심리를 개선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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