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대외 악재에 몸살을 앓으면서 52주 신저가로 추락하는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종목이 총 49개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 현대차, 포스코, LG전자 등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대형 수출주들이 나란히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SK하이닉스는 전날 한국전력에 시가총액 2위를 내준 데 이어 이날도 한 때 3.18% 떨어져 52주 신저가 3만9600원까지 내려왔다. D램 반도체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주가를 짓누른 것으로 분석된다.
시가총액 4위로 밀려난 현대차의 상황은 더 암울하다. 지난해 9월 18일 한국전력 부지 매입 직후 20만원선이 깨진지 10개월이나 지났으나 주가는 여전히 하락 일로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5월 2일 세운 최고가(27만2500원)의 절반에 불과하다. 중국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이 심화되면서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주의 2분기 실적에 대한 염려가 커진 탓이다. 만도 에스엘 한라 한라홀딩스 한일이화 등 자동차 부품주와 지주사들이 신저가를 썼다.
철강업황 위축과 검찰 수사 등으로 시가총액 10위권 밖으로 쫓겨난 포스코의 부진도 거듭되고 있다. 포스코는 전전날보다 1.87% 하락해 21만원 신저가로 내려왔다.
IT하드웨어의 근본적 경쟁력 약화에 대한 의구심에 LG전자 주가도 신저가 행진을 이어갔다. 스마트폰 판매 실적이 저조하고 주력 사업부 TV부문에서 적자가 지속되면서 장단기 실적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주가 역시 2012년 3월 15일 최고가 9만43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만5450원을 기록했다.
한편 수출주 이외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2분기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GKL과 AJ렌터카가 함께 신저가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메르스로 인해 GKL은 5월 말 이후 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피해를 입고, AJ렌터카는 단기렌탈 매출이 줄어든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대형 수출주 주가가 과거 고점에 비해 반 토막 났지만, 가격 매력만 보고 낙폭과대주 반등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면서 “중국 증시 폭락과 환율 등 글로벌 시장상황을 감안할 때 코스피 시총 상위주의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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