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값이 2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달러당 1150원대로 떨어졌다.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은 타결됐지만 연내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구체화되면서 달러강세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4.6원 떨어진 1152.1원에 거래를 마쳤다. 1150원대가 무너진 것은 지난 2013년 7월 8일 종가 1152.3원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달러당 원화값은 그리스 사태와 중국증시 급락 여파로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강해지면서 지난 4월말 달러당 1060원대에서 두 달 반 만에 90원 가량 급락했다.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장중 한때 1153.6까지 떨어지며 2013년 6월 26일(장중 거래가 기준 1156.4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원화값 약세의 원인이 되고 있는 달러강세는 미국과 유로존의 통화정책이 반대로 진행되면서 가속화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통화정책 청문회에서 “연내 적당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유로존은 그동안 동결됐던 그리스 시중은행에 대한 긴급유동성지원(ELA) 한도를 늘리는 등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또 한국 정부의 경기부양과 해외투자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역외 투자자들이 원화 약세에 베팅하고 있는 것도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다만 당분간 대내외적으로 특별한 요인이 없는 가운데 2년여 만에 최저치를 경신한만큼 추가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그리스 사태가 마무리되고 있고 중국 증시도 진정세로 돌아서 다음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는 특별한 이슈가 없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도 한국 정부가 지나친 원화약세를 좌시하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달러당 원화값이 1200원대로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도 “미국과 유로존 간 통화 정책이 엇갈리면서 유로화는 약세, 달러는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다음주 미국 FOMC와 주요 경제지표 발표 등을 앞두고 있어 당장 이번주에 환율 변동폭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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