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업계에 올 한해는 큰 도전이 되고 있다. 1금융권의 중금리 대출로 인한 저축은행 고객 잠식과 최고금리 인하 움직임, 그리고 대부업계와 맞먹는 광고규제로 저축은행 업계는 사면초가 신세가 됐기 때문이다. 시간이 갈수록 여론은 저축은행에게 보다 높은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데 비해 영업활동 입지는 오히려 위협받고 있는 셈이다.
◇저축은행을 위협하는 환경
저축은행 업계가 가장 염려하는 부분은 금융당국이 대부업계 광고규제와 유사한 제한을 저축은행에도 가하는 대목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8일 저축은행 광고 자율규제 방안을 발표했다. 대부업 광고규제와 동일하게 어린이·청소년이 시청 가능한 시간에 광고가 제한돼 평일 오전 7시~9시, 오후 1시~10시, 주말·공휴일 오전 7시~10시 사이에는 TV광고를 전면 금지하도록 했다.
저축은행 업계에선 광고 규제에 대해 타 업권과의 형평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과도한 대출 조장이 문제여서 광고를 제한하는 것이라면 저축은행뿐 아니라 캐피탈·카드사 등 여신상품을 취급하는 다른 금융업권 광고도 제한해야 하는데 이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제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캐피탈사·카드사의 대출금리는 연 10~20% 후반으로 저축은행 대출금리와 별반 차이가 없다.
저축은행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돼 온 고금리 신용대출뿐만 아니라 예·적금, 주택담보대출 등 모두 16종의 금융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대부업자와 마찬가지로 저축은행의 고금리 신용대출 광고를 제한하되, 나머지 금융 상품의 경우에는 창의성과 개성을 발휘해 자유롭게 영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허용 해달라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대부업의 최고금리를 낮추는 방안 역시 저축은행 업계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대부업 금리를 낮추면 저축은행도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의 중금리 대출 시장에 속속 가세하면서 저축은행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좋은 고객이 시중은행으로 빠져나가게 되면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타격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또 금융당국이 은행과 저축은행 등 금융지주 계열사 간의 연계 영업을 허용하도록 하는 금융지주 경쟁력 강화 방안을 내놔 여기서 소외된 저축은행들은 우량고객을 뺏길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사회공헌활동으로 이미지 개선
저축은행들은 업계에 가해지는 각종 규제를 타파하기 위해 애를 쓰면서도 자체적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관련 업계는 이 같은 환경변화가 지난 일반인들이 대부업과 저축은행를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는 것과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등에 원인이 있을 것으로 보고 부정적 이미지를 회복시키기 위해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은 각각 웰컴디딤돌적금, 희망정기적금 등 사회적 배려자를 위한 고금리 적금 상품을 출시했다. JT친애저축은행도 헌혈봉사와 사랑의 쌀 기부 등 지역사회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고 OK저축은행은 농아인야구대회와 행복나눔봉사단 등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했다.
◇고객 중심 서비스 펼치는 저축은행
사회공헌활동과 별도로 SBI저축은행은 저축의 의미가 퇴색돼 가고 있는 것을 우려해 지난 3월 ‘다함께 저축하자’라는 슬로건의 저축문화 캠페인을 전개하고 관련 신상품을 출시했다. 저축문화를 장려하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출시된 ‘SNS다함께 정기적금’은 출시 4개월 만에 가입계좌 6000건, 계약금액 330억원을 돌파했다.
영업점을 오후 6시까지 확대운영하는 서비스로 각광을 받은 웰컴저축은행은 인터넷뱅킹에 능숙하지 못한 고령층 고객을 위해 직원이 직접 자택을 방문해 불편사항을 해결해주고 있다. 또 아이 때문에 영업점을 찾기 어려운 고객을 직접 찾아가 문제를 해결하는 등 민원과 불편사항을 해결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또한 비대면채널의 경우는 주말에도 고객들이 대출업무를 편리하게 볼 수 있도록 주말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모바일 역량 강화
지난 6일 사명을 교체하면서 제2의 도약을 준비하는 JT친애저축은행은 직장인들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원활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모바일 앱을 선보였다. 이 모바일 앱은 본인인증만 하면 대출한도조회부터 대출신청, 자동송금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KB저축은행은 지난 2일부터 신용대출과 관련된 업무가 가능한 앱인 ‘KB착한대출 앱’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신저축은행은 신용대출 관련업무를 볼 수 있는 앱을 선보이기 위해 IT기술을 보유한 모(母)회사 대신증권과 손잡고 앱의 완성도를 높였다. OK저축은행은 저축은행중앙회의 통합 앱을 통해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신용대출 업무는 따로 모바일 앱을 구축해 대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전국 48개 저축은행이 공동이용하고 있는 통합금융정보시스템(IFIS)을 대상으로 인터넷뱅킹 및 스마트폰뱅킹시스템의 안전성을 대폭 강화하기위한 웹 위변조방지시스템 구축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신사업 창출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계열사간 칸막이를 없애고 시중은행들의 저축은행 영역 침투가 가시화되면서 저축은행들도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타 금융권 영역으로 파고들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의 중금리대출로 우량고객 이탈과 수익성 악화를 우려되고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 시급한 상황에 놓인 캐피탈업체들이 영위하던 복합할부 상품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오토론(자동차담보대출)과 온라인 전용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놓으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들어 증권사나 대형 투자은행의 전유물이었던 투자은행(IB) 관련 업무까지 뛰어들며 새로운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대저축은행은 올해 4월 IB본부를 신설하고 채권 관련 업무나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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