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원료 기업 콜마비엔에이치의 임직원 등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수사망에 올랐다. 이들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합병하기 전에 주식을 사들여 시세 차익을 거둬들이면서 시장 질서를 해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2일 금융위에 따르면 콜마비엔에이치 최고재무책임자 김모씨와 계열사 임직원, 주주 등 30여명은 미래에셋 제2호 스팩이 상장한 지난해 7월 23일 직후 미래에셋스팩 주식 200만여주를 매집했다. 이후 미래에셋스팩과 회사가 합병을 발표하면서 콜마비앤에이치의 주가가 크게 상승하자 약 158억원의 시세 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면세점’ 호재로 주가가 수직 상승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도 미공개정보를 활용한 일부 투자자 때문에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회사의 주가는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 결과를 발표하기 이전인 지난 10일 오후부터 급등해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금융위 조사단은 이상거래 징후가 포착됐다는 한국거래소의 보고를 받고 관계기관 임직원과 친인척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포스코가 성진지오텍을 인수한다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차액을 챙긴 송재용 전 한국산업은행 부행장은 지난 6월 구속됐다. 송 전 부행장은 사전에 성진지오텍 주식을 사들였다가 인수 이후 지분을 매각해 차액을 혐의를 받았다. 송 전 부행장은 회사 인수 당시 산업은행에서 관련 업무를 맡은 바 있다.
이같은 불공정거래 혐의는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에 비해 10% 늘어난 61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공개 정보 이용은 22건으로 시세조정(25건)의 뒤를 이으면서 시장질서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7월부터 개정된 자본시장법이 적용되면서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의 활황으로 불법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피가 2100선을 돌파하고 거래대금이 증가하자 불공정거래 유인이 늘어났다”며 “금융당국이 감시 수준을 높이고 있지만 개인도 급등락하는 종목에 대해선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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