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인 소비를 유도하면서 지하경제를 양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하이브리드 카드 활성화에 나섰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혜택과 카드사들의 의지 부족으로 발급 중단 사태까지 놓여 있는 상황이다.
하이브리드 카드는 잔액이 있을 때는 체크카드로 사용되지만 잔액이 없으면 최대 30만원(일부 카드사 신용도 따라 한도 상향)까지 신용 결제가 가능한 겸용카드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카드가 사실상 발급 중단 수순을 밟고 있다. 업계 1위 신한카드가 2012년 출시한 하이브리드 카드 ‘참신한카드’는 100만장 이상 발급되며 ‘흥행’을 예고했지만 현재 신청을 받지 않고 있다. 이 카드는 기존 체크카드에 하이브리드 서비스가 포함되면서 발급이 중단된 상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카드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면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따로 사용하는 소비 패턴이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하이브리드 카드가 이처럼 ‘찬밥’ 신세가 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기업간의 이해 관계 등 복합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금융지주계열과 대기업계열 카드사간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것이다. 은행 결제계좌 연동이 필수인 하이브리드 카드의 특성 때문에 신한, KB국민, 우리, 하나, NH농협 등 금융지주계열 카드사를 제외한 삼성, 현대, 롯데 등 대기업계열 카드사는 하이브리드 카드 판매에 소극적이다.
복수의 대기업 계열 카드사 관계자는 “계열사에 은행이 없는 만큼 체크카드 기능을 겸비한 하이브리드 카드보다는 신용카드에 집중하고 있다”며 “주력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상품성 개선이나 판매에 적극적인 유인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불합리한 영업 관행도 하이브리드 카드 정착에 부작용을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일부 카드사가 하이브리드 카드를 발급하고 권유하는 과정에서 체크카드 활성화를 저해하는 불합리한 영업 관행이 적잖았다”고 말했다. 카드사가 은행에 신용카드 모집수당을 과도하게 배정하거나 은행이 평가지표 산정 시 신용카드를 우대함으로써 은행에서 신용카드 중심의 영업행위를 지속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 수익성 문제도 하이브리드 카드에게는 걸림돌이다. 카드사 수익 구조상 가맹점수수료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체크카드 수수료에 기반을 둔 하이브리드 카드는 신용카드 수수료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대비 혜택이 적은 것도 하이브리드 카드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중 하나다.
신용카드 포털사이트 ‘카드고릴라’가 지난 1월 신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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