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7월 28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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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그동안 2조원이 넘는 부실을 숨겨왔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분식회계 의혹은 현금흐름표 등을 잘 살펴보면 미리 감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그동안 흑자 나는 기업이 갑자기 자금난에 몰리거나(STS반도체, 우양에이치씨, 모뉴엘, 우전앤한단 등) 일시에 큰 손실을 반영하는 '빅 배스'가 발생하는 경우(조선·건설업종)가 비일비재 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현금흐름이 좋지 않았다는 점이다. 박동흠 현대회계법인 이사는 "영업활동으로 들어오는 현금 규모가 당기순이익보다 지속적으로 작다면 그 이유가 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영업활동으로 현금이 들어오더라도 감가상가비 등 현금 흐름이 발생하지 않는 비용 때문에 당기순이익이 영업활동현금흐름보다 작은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박 이사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지속적으로 당기순이익보다 작은 것은 대부분 채권 회수가 제대로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매해 영업흑자를 기록했지만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011년(23억원 순유입)을 제외하면 매해 순유출을 기록했다. 장부상 흑자임에도 실제 현금은 계속 외부로 빠져나갔다는 의미다.
영업활동현금흐름과 반대로 투자활동현금흐름과 재무활동현금흐름의 경우 오히려 순유입이 발생하는 것이 좋지 않은 징조다. 투자가 활발하다면 현금이 빠져나가는 게 정상인데 투자활동현금흐름이 플러스라면 그동안 투자했던 시설을 매각해 현금 마련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은 영업활동 및 투자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잉여 현금이 어떻게 주주와 채권자들에게 배분되는지를 의미한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이 플러스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현금을 돌려주지 못하고 오히려 외부에서 현금을 차입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감가상각비는 상각기간을 지나치게 오래 설정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상각기간이 길어지면 매 회계연도에 상각되는 비용이 작아지기 때문에 적자를 감추거나 흑자 규모를 늘리는데 악용될 수 있다.
주석에 나와 있는 우발부채도 유심히 봐야 한다. 관계사에 지급보증을 해준 경우 등이 표기되기 때문이다. 타인자본 의존도를 의미하는 부채비율이 작아도 우발부채가 많다면 해당 기업의 재무구조는 생각보다 나쁠 수 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