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연 3% 이상의 기대수익을 바라면서 자산의 대부분은 예·적금, 보험 등 확정금리 상품에 묶어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1%대 저금리시대에 투자상품의 비중은 늘리지 않고 기대수익은 종전 수준에 머물러 있는 모순적인 행태다. 원하는 수준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주식·펀드 등 실적배당상품에 대한 투자 확대가 시급해보인다.
30일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이 최근 실시한 ‘베이비부머 은퇴준비 및 자산관리 계획 조사’에 따르면 국내 베이비부머 세대는 평균 9600만원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이 가운데 68%를 예·적금, 보험 등 확정수익 상품에 넣어둔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와 주식에 투자한 자금의 비중은 각각 26%, 6%에 그쳤다. 특히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가진 사람도 안정추구형 투자자와 금융자산의 포트폴리오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부터 1개월간 서울·수도권과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45~54세 베이비부머 세대 512명을 대상으로 면접 형식으로 실시됐다. 응답자는 금융자산 3000만원 이상 보유하고 있고 최근 3년 이내 펀드에 가입한 경험이 있는 투자자로 제한했다.
전체 금융자산에서 예·적금의 비중은 월 평균 소득이 적을수록, 수도권에 비해 지방이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은퇴자산 준비기의 기대수익률을 묻는 질문에는 43%가 ‘연 5~6%’, 42%가 ‘연 3~4%’라고 응답해 85%의 투자자가 정기예금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은행금리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한다는 투자자는 4%에 그쳤다. 저금리가 가속화되고 금융자산의 수익률이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기대수익률은 높은 셈이다. 이러한 성향은 자영업자보다 급여생활자 사이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의 비중은 74%로 여전히 높게 나타났다. 1인당 펀드 보유액은 평균 2000만원을 밑돌았다.
한편 은퇴자산의 관리 방안인 월지급식펀드에 대한 가입 의사는 66%로 높게 나타났다. 금리가 곤두박질치면서 예금보다 높은 분배금을 줄 수 있는
전길수 슈로더투신운용 대표는 “저금리·고령화로 안정적 현금흐름에 기반한 고정적 월수입금 확보가 중요한 투자목적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일본의 사례와 같이 은퇴 인구가 늘어날수록 월지급식펀드에 대한 관심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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